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파사노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특별세션에 참석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번 G7 정상회의에서는 러시아 동결 자산을 이용해 우크라이나에 500억 달러(약 68조5천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부총리·장관급 8명을 한꺼번에 교체하며 2022년 2월 개전 이후 최대 규모 개각을 단행했다. 이번 개각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종전계획을 제시하기 위해 이달 미국 방문을 계획하고 오는 11월 제2차 우크라이나 평화회의 개최를 추진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키이우인디펜던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의회는 이날 안드리 시비하 신임 외무장관을 비롯한 각료 8명의 임명을 승인했다.
올해 4월부터 외무부 1차관으로 일한 시비하는 튀르키예 대사 등을 지낸 직업 외교관이다.
인프라·지역 담당 부총리는 올렉시 쿨레바 대통령실 부국장이, 농업부 장관은 비탈리 코발 국유재산기금 대표가 맡는다.
국산 무기 생산을 총괄하는 전략산업부 장관에는 국영 군수업체 우크로보론프롬의 세르만 스메타닌 대표가 임명됐다. 엔지니어 출신으로 올해 32세인 그는 전쟁 초기 고향 하르키우에서 전차 생산 공장 책임자로 일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앞서 사표를 낸 각료 가운데 올하 스테파시나 유럽통합 담당 부총리는 기존 업무에 더해 법무장관을 겸직하게 됐다.
이 밖에 재향군인·환경보호·문화·체육부 장관도 교체되거나 공석에 새로 임명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정부에 "새로운 에너지가 필요하다"며 대규모 개각 작업에 나섰다. 비리 의혹 등으로 낙마한 일부 부처 장관 자리가 비어있는 가운데 앞서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 등 각료들이 줄줄이 사직서를 냈다. 야권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권력 강화용 개각이자 회전문 인사라고 반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3일 연설에서 "가을은 우크라이나에 매우 중요하다. 국가제도를 재구성해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저녁 연설에서 방위산업 투자와 유럽연합(EU) 가입 협상, 에너지 정책 등 각 분야 정부 기능이 최대한 적극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방에 무기지원을 호소하기 위해 오는 6일 독일 람슈타인 공군기지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회의에 참석한다고 독일 매체 슈피겔이 보도했다.
UDCG는 미국과 독일 등 50여개국이 우크라이나 지원 전략을 논의하는 장관급 협의체다.
독일 정부 대변인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6일 올라프 숄츠 총리와 프랑크푸르트에서 만나 회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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