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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수입 늘어나는 인도…전자제품, 의약품 모두 중국산 [헬로인디아]
전자제품서 중국 부품 수입 규모 121억달러…2016년 대비 10배 가까이 증가
의약품서도 중국 수입 비중 15년간 50% 이상 증가
전문가들 “인도 산업 발전 위해 중국 의존 필요”
지난 2016년 7월 인도 아메다바드의 한 가정용 가구 제조 공장 안에서 한 근로자가 금속 제품을 갈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인도가 중국을 따라잡기 위해서 중국산 수입을 더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조업 공급망을 인도로 재편해 중국을 압박하려는 미국의 계획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경제 전문가들을 인용해 인도가 스마트폰, 태양전지판, 의약품 등의 생산을 늘리면서 중국산 부품 수입이 더 늘었다고 보도했다.

인도 뉴델리에 있는 싱크탱크 글로벌무역연구이니셔티브(GTRI)에 따르면 2024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인도산 회로기판이나 배터리 등에 필요한 전자 부품 가운데 중국산 수입품이 121억달러(약 16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2017회계연도 14억달러(약 1조8000억원)와 비교하면 9배 가까이 급증했다.

의약품 수출 산업에서도 인도는 파라세타몰(해열·진통제)과 같은 주요 의약품의 많은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GTRI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22년까지 15년 동안 인도의 화학 및 의약품 수입에서 중국산 비중은 50% 넘게 증가했다.

지난 2022년 2월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힌두푸르 마을에 있는 텍스포트 인더스트리의 섬유 공장에서 의류 노동자들이 셔츠를 만들기 위해 직물을 자르고 있다. [로이터]

인도의 또 다른 주요 수출 산업인 섬유와 의류 산업에서도 중국산 직물 수입이 증가하고 있으며 자동차산업에서도 중국산 부품 의존도가 커졌다고 WP는 짚었다. 인도가 상당한 진전을 이룬 전자제품 분야에서도 중국산 태양전지 의존도가 높아졌다.

미국 정부의 무역 통계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산 태양광 패널 소재 수입을 제한한 후, 2022년 인도의 미국 시장에 대한 태양광 패널 수출 비중은 전년 대비 150%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블룸버그NEF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인도는 2021~2023년 모듈, 셀, 웨이퍼, 태양광 유리 등 태양광 패널 부품의 절반에서 전체를 중국에서 조달했다.

WP는 오랫동안 국경 분쟁을 겪은 인도와 중국은 2022년에도 충돌했지만 경제관계는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인 비보(VIVO)는 지난 7월 인도 뉴델리 외곽에 스마트폰 제조공장을 세워 노후 설비를 교체하고 수출을 늘리기 시작했다. 중국에서 설립된 패스트패션 대기업인 쉬인 역시 인도 미디어 기업인 릴라이언스와 손을 잡을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인도가 산업 발전을 이루기 위해선 중국 부품에 대한 수입이 필요하며, 중국에 대한 의존성을 낮추려 해도 수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봤다.

아난타 나게스와란 인도 수석 경제 고문 역시 중국 투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것을 제안하면서 “인도 제조업을 활성화하고 인도가 글로벌 공급망을 형성하기 위해선 중국의 공급망에 의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프린스턴 대학의 경제학자인 아쇼카 모디는 “중국은 세계 기술 순위에서 가장 낮은 순위에 있는 인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판카즈 모힌드루 인도 모바일가전협회(ICEA) 회장은 “인도가 중국으로부터 수입을 의존하는 것에 벗어나기 위해선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가정 하에 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부 관리는 WP에 “지난 4월부터 중국과 관련된 전자제품 투자 제안이 최소 11건 승인됐으며, 이 중에는 전자부품 제조업체 럭스쉐어와 같은 중국 회사들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제 분석가들은 양국 간의 관계 개선에도 인도 제조업에 대한 중국의 직접 투자가 극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 자동차업체 BYD는 인도에서 확장이 차단됐고,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비보, 오포, 샤오미 등은 인도에서 탈세나 자금세탁 사건으로 모두 수사를 받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린민왕 푸단대 남아시아문제센터 부소장은 “인도가 중국 기업의 투자를 개방하더라도 중국 자본이 인도 시장에 밀려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중국 투자에 대한 인도 정부의 비우호성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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