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연합] |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박지원 하이브 최고경영자(CEO)가 24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하이브는 이재상 CSO(최고전략책임자)를 신임 CEO로 내정했다. 이 내정자는 추후 주주총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이재상 대표 내정자는 연세대를 졸업한 뒤 글로벌 경영컨설팅 기업 모니터그룹, 현대자동차, 구글을 거쳐 2018년 하이브의 전신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합류했다. 이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CIGO(최고혁신성장책임자), 하이브 CSO(최고전략책임자), 하이브 아메리카 COO(운영총괄책임자), 하이브 아메리카 대표 등을 역임하면서 하이브의 사업전략 및 투자 전반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했다.
이 내정자는 특히 하이브의 3대 사업 전략 구조인 ‘레이블-설루션-플랫폼’을 설계하고 안착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국내 유수의 레이블·기술기업의 인수합병(M&A)과 하이브 기업공개(IPO) 절차를 주도했다.
이재상 하이브 신임 CEO 내정자. [하이브 제공] |
하이브는 “이 내정자는 국내는 물론 해외 사업의 전략 수립과 운영 경험까지 두루 갖춘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문가”라며 “하이브가 음악과 기술 기반의 고도화된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지난 2020년 하이브에 합류한 박지원 현 CEO는 하이브의 글로벌 사업 본격 확장 및 신성장 전략이 새로운 리더십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에 따라 사임하기로 했다.
박 CEO는 이날 하이브 구성원에게 보낸 사내 메일에서 “하이브의 미래를 준비하고 대응해 나감에 있어서 새로운 리더십이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갈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올해 초부터 ‘하이브 2.0’을 이끌 적임자이자 신임 CEO로 이 내정자가 채비를 해오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내정자는 하이브의 비전, 미션, 핵심가치를 계승하며 하이브의 중장기 성장전략을 효과적으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박 CEO는 향후 거취에 대해선 “앞으로도 하이브의 한 구성원으로서 하이브의 미래를 위해 저의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살릴 수 있는 분야에서 계속해서 기여를 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원 하이브 전임 CEO. [하이브 제공] |
박 CEO는 넥슨 코리아 CEO와 넥슨 재팬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내다 2020년 5월 하이브에 합류했다. 그는 이직 다음 해인 2021년 방시혁 의장을 대신해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 그간 하이브의 경영전략과 운영 전반을 총괄했다.
박 CEO 재직 기간 하이브는 2020년 10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성공했고, 2021년 글로벌 팝스타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 등이 속한 이타카 홀딩스를 전격 이수해 몸집을 키웠다. 또 지난해 미국 유명 힙합 레이블 QC 미디어 홀딩스와 라틴 음악 업체 엑자일 뮤직을 사들여 K팝을 넘어 사업 영역을 넓혔다.
그가 핵심 IP(지식재산권) 방탄소년단(BTS)을 중심으로 ‘멀티 레이블’ 체제 고도화에 힘을 쏟으면서 하이브는 국내 가요 기획사 가운데 처음으로 2022년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한 데 이어 작년에는 2조원 고지를 밟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으로 사내 안팎에서 리더십을 비롯해 분위기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하이브와 민 대표가 올봄 극한 대립을 겪으면서 방시혁 의장과 박 CEO가 민 대표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가 적나라하게 공개됐고 하이브의 기업 이미지도 적잖은 타격을 받았다.
하이브는 “박 CEO는 향후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테크놀로지의 융합 영역에서 자신의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회사 성장 전략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yr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