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시 작년 피해 복구는 63% 그쳐
영주시 농업인 학습단체 화합행사 모습(독자제공)
[헤럴 대구경북=김성권 기자]경북 영주시가 요란한 장맛비로 지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농업인단체 화합행사’를 개최해 비판이 일고 있다.
21일 영주시에 따르면 지난19일 오전 10시부터 영주국민체육센터에서 “스마트한 농업으로 영주미래 부자농촌”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관내 농업인학습단체 회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농업인학습단체 화합행사’를 가졌다.
이날 화합행사에 든 예산은 3600만원(자부담 포함)이다.
하지만 행사 전날인 18일까지 전국에는 집중호우로 인해 많은 인명피해가 속출 사망·실종됐고 수해 현장조차 복구되지 않은 마당에 이날 행사가 적절했느냐는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난타팀과 빅밴드 공연이 이어졌고 장기(특기)자랑 상품으로 보이는 가전제품들도 보였다. 특히 행사장밖 읍·면별 부스에서는 늦은 시간까지 음주까지 이어져 인근 폭우피해 지역민들의 아픔과 고통은 안중에도 없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영주지역은 지난 8일부터 18일까지 도로유실 1곳을 비롯해 하천 6곳, 소하천 2곳, 농작물 6.27ha, 농경지 침수 1.14ha의 막대한 피해를 입은 상황이었다.
앞서 지난 18일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대구경북에 내린 강수량은 339.7㎜로, 평년(200.5㎜)을 크게 웃돌았다.
이 기간 영주시에 내린 비는 대구경북 강수량 보다 60㎜가 많은 390.2㎜를 기록했다.
또한 영주시의 경우 지난해 폭우로 인명피해와 산사태 도로유실 등 피해 복구 진행은 63.1%에 불과하다.
이처럼 게릴라성 집중호우와 지난해 피해 지역 복구가 미흡한 상황에도 영주시의 행사 강행에 대해 시민들은 ‘안전불감증’과 ‘특정 단체 행사 혈세 보조’라는 여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영주시 농업인 학습단체 화합행사에 참석한 기관단체장과 단치 화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영주시 제공)
주민들 사이에서는 최근 서울 등 수도권과 중부지방에 내린 폭우로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소란스러운 행사를 강행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따가운 목소리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은 “인근 지역인 예천과 봉화,안동등에는 최근에 내린 폭우로 인해 밤잠을 설치며 수혜복구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데도 영주시가 여흥에 가까운 소모성 강행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힐난했다.
주민 B(53)씨는 “생활개선 연합회, 농촌지도자 현합회,4-H연합회등이 포함된 특정단체 행사에 수천만 원을 보조한 것은 민심을 외면한 각종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유권자 표심잡기를 위해 혈세를 사용한 꼴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지역 농업인들의 화합을 다지는 미리 예고된 행사여서 갑자기 취소하기가 쉽지 않았다"면서도 "피해 상황을 생각하면 다소 부적절했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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