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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자로 자르라고?” 촉촉한 케이크 보관, 직접 해봤더니…[식탐]
‘11자 자르기’ 체험…촉촉함 오래 유지
밀폐용기 뚜껑 보관법, 꺼내기 간편
케이크를 11자 모양으로 자른 모습. 육성연 기자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혼자 사는 사람에게 보관이 까다로운 식품은 단연 케이크죠. 남은 케이크를 박스째 냉장고에 두면 자리도 많이 차지하고, 금세 푸석푸석해져요.”

흔히 벌어지는 상황이지만, 케이크 품질 측면에선 최악의 보관법이다. 쉽지 않은 케이크 보관법에 대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선 다양한 방법들이 공유되고 있다. 특히 ‘11자로 자르기’는 신박한 아이디어로 화제다.

이 방법은 영국 탐험가 프랜시스 골턴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케이크를 11자로 자른 후 남은 두 단면(케이크빵·스폰지 부분)을 붙여서 보관하면 촉촉한 맛이 보다 오래 유지된다는 주장이다. 자르는 방식의 변화만으로 과연 맛이 달라질 수 있을까.

기자는 직접 ‘11자 자르기’를 시도해 봤다. 초코크림 케이크를 구입한 후, 일반적인 부채꼴 모양 대신 케이크 가운데를 11자로 잘랐다. 이를 그릇에 옮겨 담아 먹고, 남겨진 케이크는 서로 마주 보게 붙여서 냉장고에 넣었다.

다음 날 케이크를 꺼내 먹어보니, 피자 조각처럼 잘랐을 때보다 덜 푸석거렸다. 네모난 케이크 모양 역시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최근엔 사각 모양의 조각케이크가 시중에 많이 나와있어 익숙했다. “왜 여태 피자 형태로만 잘랐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11자 자르기’는 케이크를 모두 먹을 때까지 반복할 수 있는 방법이다. 기자는 잘려진 케이크를 90도 회전한 다음, 다시 11자로 잘랐다. 이 방법을 반복하자 케이크의 동그란 모양은 유지되면서 촉촉한 식감은 비교적 오래 유지됐다.

11자로 자른 후 단면을 붙인 상태(왼쪽), 11자 자르기를 반복하는 방법 [육성연 기자·유튜브 캡처]

케이크 전문가의 의견도 같았다. 핵심은 공기에 노출되는 면을 최소화한 것이었다.

베이커리점 뚜레쥬르의 박규진 제품개발부장은 “케이크의 절단면이 공기에 노출되면 빠른 속도로 노화(시간 경과로 화학적·물리적 성질이 달라지는 현상)가 진행된다”며 “11자로 잘라 빵 부분을 서로 붙이면 공기 노출 면적이 적어지므로 촉촉한 케이크를 보다 오래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랩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박규진 부장은 “케이크를 자른 후 단면을 랩으로 붙여 공기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1회 섭취량을 소분해 밀폐용기에 보관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밀폐용기 활용법 또한 SNS에서 주목받는 보관법이다. 일반적인 방법은 아니다. 밀폐용기 뚜껑과 용기 몸통을 ‘반대로’ 사용하는 것이 포인트다. 뚜껑 위에 케이크를 올려놓은 다음, 용기 몸통을 뚜껑처럼 덮어 냉장 보관하면 된다.

밀폐용기 뚜껑 위에 케이크를 올리고 용기를 덮으면 간편하게 보관할 수 있다. 육성연 기자

이 방법 역시 직접 체험해 본 결과, 용기에 크림 등이 많이 묻지 않아 세척이 한결 간편했다. 냉장고에서 차지하는 공간도 박스 보관보다 크게 줄었다.

케이크 모양이 망가지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었다. 용기 몸통만 벗기고 뚜껑 위에서 그대로 먹을 수 있었다.

맛뿐 아니라 안전한 보관법도 필요하다. 케이크는 실온에서 오래 두면 상하기 쉬워 냉장고에서 보관해야 한다. 소비기한도 종류별로 다르다. 생크림 케이크는 버터로 만드는 케이크(초코크림 케이크 등)보다 소비기한이 짧다. 하루 이틀 내에 먹는 것이 좋다.

장기 보관 시엔 냉동실에 넣는다. 지금 먹을 케이크가 아니라면, 주문 시 냉동 상태의 케이크를 매장에 미리 요청하는 것도 방법이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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