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월세만 4억 어떡해" 성심당, 대전역서 퇴출 위기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대전 최고 명물로 꼽히는 빵집 성심당 대전역점이 퇴출 위기에 놓였다. 역사 내 매장 임대 사업을 하는 코레일유통과의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아서다.

성심당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코레일 유통에 월세 개념인 월 수수료를 1억원 가량씩 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 코레일유통의 재계약 조건을 맞추려면, 그보다 3.5배 높은 3억5000만원 씩 내야 한다.

15일 코레일유통에 따르면 KTX 대전역 2층 맞이방 300㎡(약 91평) 규모의 계약이 지난달 끝나 현재 새로운 임대 사업자 경쟁입찰이 진행 중이다. 해당 자리는 성심당이 영업하던 곳이다. 현재 제시된 월 수수료 금액은 3억 5334만 2000원으로, 모집 공고 마감은 16일 오후 3시다.

코레일유통이 월 수수료를 높인 이유는 내부 규정상 월 매출액 대비 수수료율 17% 이상을 경매에 제안하기로 돼 있기 때문이다. 성심당 월 매출액이 25억 9800만 원으로 집계됨에 따라 당초 코레일유통은 17%를 적용해 4억 4100만 원의 월 수수료를 제시했다. 하지만 경매가 두 번 유찰돼 3억 5000만 원대로 떨어졌다. 경매가 유찰되면 월 평균 매출액을 10% 깎기 때문에 월 수수료도 내려간다.

1956년 대전역 앞 노점으로 시작해 성장한 성심당은 현재 대전 지역 내 지점 6곳에서만 빵을 판다. '대전 이외 지역에는 지점을 내지 않는다'는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어, 대전 지역 대표 브랜드로 성장했다. 맛은 물론 합리적인 가격으로 더욱 유명하다. 특히 대전 역사의 위치한 대전역 지점은 “대전서 기차를 놓치면 성심당 빵을 사느라 그런 것"이란 말이 돌 정도로, 이 지역을 기차로 방문한 이들에겐 필수 방문지와도 같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성심당의 지난해 매출은 1243억 원으로, 전년(817억 원) 대비 50% 넘게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15억원으로 전년(154억) 대비 104.2% 늘었다. 만약 성심당 대전역점이 월 수수료 3억5000만원의 비용을 내고 영업을 지속하면, 영업이익의 13%를 한 개 지점 월세로만 지출하게 되는 셈이다.

yjsung@heraldcorp.com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