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장 [123RF]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시중에 판매하는 쌈장 뚜껑을 열면 갈색 쌈장 대신 하얀 종이가 먼저 등장한다. 종이를 버리기 전엔 묻어나온 쌈장까지 씻어내야 한다. 제거하기가 번거로운 이 종이, 왜 쌈장에 들어있는 걸까.

하얀 종이인 유산지는 쌈장 제품에 넣는 선도유지제와 쌈장이 직접 닿는 것을 막기 위해 사용된다. 선도유지제는 쌈장의 갈변현상을 예방하고자 넣는 것이다.

쌈장이나 된장, 고추장 등의 장류는 산소에 노출되면 색이 점차 변하는 갈변현상이 생긴다. 특히 쌈장이나 된장은 간장, 고추장보다 갈변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선도유지제가 포함된 제품이 많다. 장류가 갈변되는 것을 지연하려면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쌈장과 직접 닿아있는 유산지는 우리 몸에 안전할까.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유산지는 ‘식품용 종이제’의 일종이다. 식품 용기나 포장지 등에 사용되는 종이를 통칭한다. 식약처는 식품용 종이제 속 유해물질이나 불순물이 식품에 옮겨가지 않도록 포름알데히드, 형광증백제, 벤조페논 등 각종 성분에 대한 기준 · 규격을 정해 관리하고 있다. 또한 식품과 직접 접촉하는 면에는 인쇄를 금지했다. 그래서 쌈장 속 유산지도 아무런 인쇄가 없는 하얀 종이 형태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식품용 종이제는 다양하다. 배달 식품에서 사용하는 종이 포장지부터 우유팩, 라면 용기, 종이 접시, 종이컵, 여과지, 티백 등이 있다.

식품용 종이제는 용도별로 주의 사항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식약처에 따르면 인쇄된 종이를 사용할 때는 인쇄된 면과 소스 등의 음식물이 직접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간혹 햄버거 매장에서 1회용 케첩을 인쇄된 종이면에 뿌려서 찍어먹는 경우도 있으나, 잉크 성분은 인체에 유해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또 종이 티백을 우려낼 때는 2~3분만 우려내야 중금속 섭취를 최소화할 수 있다. 중금속은 우리 몸에서 잘 배출되지 않고 축적되므로 가능한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현명하다. 녹차와 홍차 등 티백 형태의 차에는 중금속이 안전한 수준으로 미량 들어 있으나, 티백을 오래 담가둘수록 중금속 양이 증가한다. 따라서 뜨거운 물에 2∼3분만 우려내고 건져내는 것이 가장 건강하다.

최근엔 컵라면을 전자레인지에서 조리하는 경우가 늘었는데, 이 때는 컵라면의 종이 용기와 스티로폼 용기를 구분해야 한다. 종이에 플라스틱 코팅을 입힌 종이 용기는 내열성이 강해 전자레인지 사용이 가능하다. 단, 뚜껑은 떼고 넣어야 한다. 재질이 달라 고온에 견디지 못할 수 있다. 반면 종이 용기보다 폭신한 스티로폼 용기는 전자레인지 고온 노출 시 용기가 녹아내리면서 유해한 환경호르몬도 나올 수 있다.

식약처는 식품용 종이제 사용 시 제품에 표시된 사용방법과 주의사항을 꼼꼼하게 살펴볼 것을 당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