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업 유사행위 금지지침 발표
식별 불가능한 시드권 거래도 단속
충남 천안 불법 홀덤펍 운영자와 이용자 검거 장면 [뉴시스] |
최근 홀덤펍 내 불법 현금 환전, 시드권(상위 대회 참가권) 매매 등 유사 도박 관련 불법 행위가 잇달아 적발되면서 정부가 카지노업 유사행위 근절에 나섰다. 정부는 홀덤펍 사업장에서 금지되는 행위나 도박이 사행 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는 범위에 대한 지침을 마련해 공개했다.
10일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무총리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경찰청 등은 불법 홀덤펍 근절을 위한 관광진흥법 개정의 후속 조치로 ‘카지노업 유사행위 금지 지침(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홀덤은 카드게임인 텍사스 홀덤을 말한다. 최근 한국에서도 성행 중인 홀덤펍은 입장료를 내면 텍사스 홀덤을 즐길 수 있는 칩과 함께 주류를 제공받을 수 있는 공간이다. 영업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문제는 홀덤펍에서 게임할 때 카지노 칩을 실제 현금으로 환전하고 수수료를 떼먹는 방식 등으로 불법 수익을 올리는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문체부는 불법도박 감시·단속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해 ‘관광진흥법’에 카지노업 유사행위 금지 규정을 신설해 개정했다. 이에 따라 처벌 수위도 기존 형법상 도박장소개설죄의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보다 강한 ‘7년 이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 벌금, 병과 가능’으로 높였다.
이번 지침에는 홀덤펍에서 게임을 제공할 때 게임 관련 일체의 환전 행위가 있으면 사업자가 관광진흥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음을 분명히 명시했다. ▷게임 참여자에게 현금·현물·암호화폐 등을 제공하는 행위 ▷게임을 통해 획득한 칩·시드권·포인트 등을 현금·현물·암호화폐 등으로 교환해 주는 행위 ▷게임을 통해 적립된 포인트를 향후 홀덤펍 입장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행위 등이 모두 금지된다.
특정인 식별이 불가능한 형태로 시드권을 제공하는 것도 법 위반으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시드권이란 상위 홀덤대회 참가권을 의미하며, 홀덤펍에서 게임을 통해 일정 개수 이상 시드권을 획득하면 상위 홀덤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정부는 우승자 본인 확인이 불가능한 시드권의 거래는 실질적으로 현금 거래와 같은 효과가 있기 때문에 재산상 가치가 있는 현물로 인정될 수 있다고 봤다.
실제로 중고거래 시장이나 앱(App) 등에서는 시드권이 거래되고 있다. 이에 우승자 본인이 아니더라도 중고시장에서 모은 시드권을 통해 상위 홀덤대회 참가가 가능하다.
참여자로부터 걷은 참가비(입장료)로 개최하는 홀덤대회 역시 위법 소지가 있다. 참가비를 모아 상금·상품을 제공하는 홀덤대회, 상금·상품은 기업 등의 후원을 받아 제공하더라도 참가비가 대회 운영비로 사용되는 홀덤대회 등을 개최하면 카지노업 유사행위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지침을 계기로 홀덤펍의 건전한 영업을 유도하고 불법 운영에 대해서는 집중 단속할 계획이다. 지침은 문체부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누리집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건전한 홀덤펍 영업을 유도하기 위한 범정부 역량을 결집해 전방위적으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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