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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실거주 1주택은 종부세 면제” 전향적 논의 필요하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아무리 비싼 집이라도 1주택이고, 실제 거주한다면 과세 대상에서 빠져야 한다”며 실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폐지 방침을 밝혔다. 지난달 22대 총선에서 국회 과반을 훌쩍 넘긴 171석을 차지하며 입법 주도권을 쥔 야당의 원내 사령탑, 그것도 이재명 대표의 복심이라는 박 원내대표가 야권에선 금기시했던 종부세 개편을 언급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종부세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던 윤석열 대통령도 9일 기자회견에서 “과도한 징벌적 과세를 완화해 (부동산) 시장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게 하겠다”고 했다. 종부세 개편이 급물살을 탈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가 폐지되면, 2005년 노무현 정부 때 부동산 투기 억제 목적으로 처음 시행된 후 20년 만에 대변화를 맞는 셈이다.

현재 공시가격 12억원이 넘는 주택 1채를 보유하면 종부세를 내야 한다. 1주택자이면서 종부세를 내는 인원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3만6000명에서 2022년 23만5000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1주택자가 낸 종부세액은 151억 원에서 17배인 2562억 원으로 폭증했다. 윤석열 정부가 1주택자 종부세 기본 공제액을 12억 원으로 올리고, 공시가격 현실화율도 내리면서 지난해 1주택 종부세 과세 인원은 11만1000명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전체 과세 인원(41만2000명)의 27%를 차지한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에 ‘이념 외교’가 아니라 ‘실용 외교’를 주문하듯, 부동산정책에서도 이념보다 실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1주택자에게까지 종부세를 부과하는 것은 국민 대다수의 동의를 얻지 못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지난 4월 총선 당시 수도권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 상당수도 1주택에 대한 종부세 폐지를 공약했다. 현장의 민심이 박 원내대표의 뜻과 다르지 않다는 얘기다.

종부세는 위헌 논란이 제기된 지 오래다. 미실현 이익에 대한 세금이고 재산세와 중복되는 ‘이중과세’ 문제도 꾸준히 지적돼 왔다. 지난 정부 때 집값 급등으로 투기와 상관없는 실거주 1주택자 상당수가 과세 대상에 포함되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많은 법조인들이 종합세를 과감하게 폐지하고 재산세로 통합하는 게 순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차제에 전향적 검토가 필요하다. 다만 2억~3억 원짜리 빌라를 서너 채 가진 사람은 종부세가 부과되고, 50억 원짜리 강남 아파트 한 채 보유자는 종부세를 한 푼도 안 낸다면 조세 저항이 나올 수 있다. 소위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해질 수도 있다. 입법을 추진한다면 이런 점들도 살펴서 부작용과 형평성 시비를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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