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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 한양의 방어성 ‘탕춘대성’ 사적 지정
북한산 일원 탕춘대성 모습. [문화재청]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서울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던 ‘탕춘대성(蕩春臺城)’이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으로 지정됐다.

탕춘대성은 서울 종로구 인왕산 기차바위에서 북한산 향로봉 아래까지 남북으로 이어지는 5㎞ 길이의 산성이다. 1976년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됐고, 2022년 사적 예비문화재로 선정됐다.

탕춘대성은 조선 후기의 방어 체계를 이해할 수 있는 독창적인 대한민국의 대표 성곽유산이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친 뒤, 수도였던 한양의 방위망을 촘촘히 하기 위해 조선 후기인 1715년(숙종 44년) 축조에 들어가 1754년(영조 30년) 완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탕춘대성은 한양도성의 서쪽을 방어하면서, 동시에 북한산성의 보급기지 역할을 했다.

홍지문과 오간수문. [서울시]

탕춘대성은 도성 서쪽을 방어하면서 군량을 보관하고, 전쟁 시에는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에 보급하는 중요한 기지로 활용됐다. 국내에서 유일한 인근 성곽의 군량 보급과 지휘를 담당하는 배후 성이다.

탕춘은 ‘봄을 질탕하게 즐긴다’는 뜻이다. 연산군 시절인 1505년 이 일대에 탕춘정이라는 정자를 지어 시녀들과 연회를 즐겼던 데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진다. 탕춘정은 연산군 폐위 후 사라졌다.

일제강점기였던 1921년과 1925년 일어난 대홍수로 탕춘대성의 성벽과 정문인 홍지문이 무너졌다가, 서울시가 1976년 유형문화재로 지정한 뒤 복원됐다.

순조-철종 시기에 제작된 지도첩 ‘좌해여지(左海輿誌)’에 표기된 도성연융대북한산성합도. 현 일본 교토대학교 가와이문고 소장. [문화재청]

이번 국가 사적 지정으로 탕춘대성은 서울시의 70번째 국가 사적이 됐다. 현재 서울 시내 국가사적은 한양도성(10호), 풍납토성(11호), 독립문(32호), 삼전도비(101호), 이화장(497호) 등이 있다.

국가사적으로 지정되면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정부의 보호를 받는다. 보존을 위해 정부로부터 필요한 예산을 보조받을 수도 있다. 문화재청은 ‘한양의 수도성곽’이라는 이름으로 지난해 탕춘대성을 비롯해 한양도성, 북한산성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고 관련 업무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9월 유네스코에 예비평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탕춘대성은 3호선 경복궁역이나 홍제역에서 버스로 상명대입구 정류장에서 내리면 갈 수 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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