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연합] |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하 출판진흥원)과 함께 '제61회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전'에 참가한다고 4일 밝혔다. 국제 아동도서전은 오는 8~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에서 개최된다.
문체부는 공공기관인 출판진흥원에 예산 3억 원을 지원해 이번 도서전 한국전시관에 작가홍보관과 수출상담관을 마련한다.
지난해까진 국내 대표 출판단체인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에 한국관 예산 2억 원을 지원했으나, 올해는 출판진흥원을 통해 집행하면서 출협과의 국고보조금 갈등이 볼로냐 도서전까지 이어지고 있다.
문체부는 지난해부터 서울 국제 도서전의 수익금을 두고 출협과 고소전을 벌이고 있다. 이에 오는 6월 열릴 서울도서전 예산을 출협에 직접 집행하기 곤란하다며 최근 출판진흥원을 통한 예산 지원 방식으로 변경했다. K-북이 모처럼 해외에서 주목받는 가운데 이같은 문체부와 출협의 대립각은 출판계 안팎의 우려를 낳고 있다.
김용섭 문체부 미디어정책국장은 전날 사전 브리핑에서 "올해는 (출협 관련)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았고 재정산 문제도 있어 출협에 예산을 직접 지원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출판진흥원에 집행하는 예산으로 작가를 더 많이 소개하고 위탁받은 도서의 홍보 및 비즈니스 매칭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볼로냐 도서전 한국관에는 출협이 독자적으로 마련하는 출판사 부스와 출판진흥원이 운영하는 부스가 나란히 꾸며진다.
문체부는 올해 이탈리아와의 수교 140주년을 맞아 볼로냐 도서전 참가 규모를 확대한다. 지난해 출판진흥원이 운영한 한국관 공간(96㎡)을 224㎡로 늘리고 작가와 도서를 폭넓게 소개한다.
작가홍보관에서는 경혜원, 노인경 등 아동작가 15명의 대표작 67종을 전시한다. 올해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글 부문 최종후보에 오른 이금이와 경혜원, 김상근, 오세나 등 작가 6명은 북토크와 체험 행사에도 참여한다.
수출상담관에서는 이금이를 비롯해 올해 '볼로냐 라가치상' 우수상을 받은 최연주, 서현 등 작가 3명의 대표작을 전시한다. 최연주의 '모 이야기' 등 국내 출판사 36곳이 위탁한 도서 100종에 대한 수출 상담을 진행한다.
올해는 수출 상담 전 도서 정보가 수록된 영문 초록 소개집을 해외 구매자들에게 미리 배포한다. 출판 수출 경험이 많은 전문 통역 인력을 배치해 출판사의 프로모션을 돕는다.
사전 브리핑에서는 출판진흥원과 출협이 소개하는 도서와 업무 중복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김성은 문체부 출판인쇄독서진흥과장은 "출협 부스에선 출판사들이 출간한 책에 대한 기업간거래(B2B)를 한다면 출판진흥원이 만든 공간은 작가와 관련된 프로그램이 중심"이라고 말했다.
문체부와 출협의 갈등은 국고보조금 관련 수사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 국장은 "종로서에서 수사 중으로 마무리 시점은 말하기 어렵다"며 "재정산 관련해 목적사업 내 수익금을 썼느냐는 부분에서 의견 차이가 있어 출협과 조정해야 한다. (10월) 프랑크푸르트 도서전까진 출판진흥원을 통해 예산을 집행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K-북 플랫폼 예산을 포함한 올해 출판계 해외 진출 지원 예산을 지난해 68억 원에서 78억 원으로 14.7% 늘렸다. 출판단체와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해외진출협의체를 구성해 정책 사업을 마련하고 예산 확대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 국장은 "협의체를 통해 해외 진출 전략을 새롭게 짜야 할 것 같다"며 "그간 한국관을 설치해 책 소개에 집중했다면 비즈니스 매칭을 통한 지식재산권(IP) 수출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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