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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식단' 치매 걱정 노인들의 희망 될까…생쥐에 먹였더니 이런 일이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저탄고지'(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인 케토 식단이 알츠하이머병 생쥐의 경도인지장애(MCI) 단계에 나타나는 초기 기억력 감퇴를 지연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UC Davis) 수의과대 지노 코르토파시 교수팀은 20일 네이처 그룹 학술지 커뮤니케이션 바이올로지에서 이같은 연구를 공개했다.

케토 식단은 일반적으로 하루 음식에서 탄수화물 5%, 단백질 15%, 지방 80%을 먹는 식단으로 지방의 비율을 최대한 높이고 그만큼 탄수화물을 낮춘다. 이 식단을 섭취하면 몸의 주에너지원이 포도당에서 지방으로 바뀌며 이 과정에서 케톤(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산 성분)이 생성된다. 1920년대에 뇌전증 발작 억제를 위한 식단으로 개발됐으며, 현재도 청소년 재발성 발작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교수팀은 알츠하이머병 생쥐에게 케토 식단과 일반 식단을 7개월 간 먹여, 뇌 신경세포가 서로 연결되는 부위인 시냅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비교했다.

그 결과 케토 식단을 먹은 생쥐는 시냅스의 구조와 기능이 변하면서 다양한 뇌 기능에 관여할 수 있는 특성인 시냅스 가소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냅스 가소성은 기억 형성이나 학습 등에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케토 식단 섭취 생쥐의 뇌 해마에서는 치매 원인 물질로 알려진 베타 아밀로이드(Aβ)수준이 변하지 않았으나, 혈중 케톤 지표인 베타-하이드록시부티레이트(BHB)는 거의 7배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 교신저자인 이즈미 마에자와 교수는 "뇌의 모든 신경세포를 연결하는 시냅스 기능을 개선하는 BHB의 놀라운 능력을 관찰했다"며 "신경세포가 더 잘 연결되면 경도 인지 장애의 기억력 문제가 개선된다"고 말했다.

코르토파시 교수는 "이는 BHB가 초기 기억력 감퇴를 예방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 결과는 케토 식단, 특히 BHB가 가벼운 인지 장애를 늦추고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생쥐 모델은 사람으로 보면 알츠하이머병 경도인지장애에 해당한다며, 케토 식단과 BHB는 MCI 단계 알츠하이머병과 치료적으로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코르토파시 교수는 케토 식단은 수컷보다는 암컷에게 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결과가 인간에게 적용된다면 여성, 특히 치매 위험을 높이는 유전자 변이(ApoE4)가 있는 여성에게 큰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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