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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 8년만에 최고, 중산층의 위기

코로나19 충격이 채 가시기 전에 고물가·고금리 파고가 덮치면서 빚으로 버텨온 자영업자가 한계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연체율이 1%를 돌파해 8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특히 중·저소득층 연체율은 2%에 육박했다. 경기 부진이 지속되면 연체율이 더 치솟을 수 있는 만큼 1034조원(자영업자 대출잔액) 관리가 하반기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자영업자의 빚은 양도, 질도 모두 위험수위를 넘었다. 1분기 전체 금융기관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33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4분기에 비해 50.9%나 불어났다. 경기 부진에 소비까지 위축되면서 자영업자가 추가로 대출을 받거나 ‘빚 돌려막기’에 나섰다는 얘기다. 우려되는 것은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저소득·저신용 자영업자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자금을 끌어 써 연체율이 치솟고 있다는 점이다. 비은행권 연체율은 2.52%로, 은행권(0.37%)의 6.8배에 달한다. 특히 저축은행 연체율은 5.17%나 된다. 3개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 비중이 커지는 점도 위험 신호다. 다중채무자의 1분기 대출 잔액은 737조5000억원으로, 전체 자영업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1.3%로 역대 최대였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올해 말 자영업자 연체위험률이 3.1%에 이르고, 이 가운데 취약차주(저신용 다중채무자) 연체위험률이 무려 18.5%까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됐다.

자영업자들은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 선언 이후 어떻게든 빚을 줄이려고 안간힘을 써왔다. 직원이나 ‘알바생’을 내보내고 키오스크(무인단말기)로 대체하는 등 ‘나 홀로 사장’이 늘어난 이유다.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 407만명이던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가 지난 5월엔 436만명까지 증가했다. 최근 6년간 48.7% 인상된 최저임금과 코로나 불황 탓에 빚으로 연명해왔는데 이제는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원가 상승과 수요 침체가 이들을 다시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그런데도 노동계는 내년 최저임금으로 올해보다 26.9% 올린 1만2210원을 제시했다. 이렇게 되면 자영업자 10명 중 3명은 알바보다 못 번다는 통계도 있다.

문제는 오는 9월이면 코로나 피해를 본 자영업자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가 종료된다는 데에 있다. 자영업자발 ‘연체율 폭탄’이 터지면 자칫 20년 전 카드대란과 같은 불행이 재연될 수 있다. 취약차주에 대한 저금리 대환대출, 금융권 자체 채무 조정 등 선제적 대응으로 중산층의 한 축인 자영업자가 무너지는 사태를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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