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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세계 수출점유율 금융위기 후 최저, 위기의 한국무역

지난해 세계 수출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8년(2.61%)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세계무역기구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수출 규모는 24조9045억달러로, 이 중 한국의 수출액(6835억8400만 달러)이 차지하는 비중은 2.74%에 머물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발한 2020년 2.90%에서 2년 연속 하락(2021년 2.88%, 2022년 2.74%)한 것이다.

한국 수출액은 2009년 3635억3800만달러에서 2017년 5620억2600만달러로, 54.60% 늘었다. 반도체,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선박구조물 등 중간재 수출량이 같은 기간 85.67% 급증한 영향이 컸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17년 정점(3.23%)을 찍었다. 분위기가 달라진 건 미-중 경제패권 경쟁이 격화하고 무역 환경이 자국 중심주의로 기울던 2019년부터였다. 2019년 한국의 연간 수출액은 전년 대비 10.42%가 줄었고,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2020년에도 5.52% 추가 하락했다. 2021년과 지난해 수출액은 다시 반등했지만 전 세계 물동량 증가 수준에는 미치지 못해 세계 수출 점유율 3%대는 여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헌국 수출이 14년래(來) 최저라는 것은 한국 무역을 지탱했던 구조가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점을 말해준다. 한국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과의 교역에 극적 변화가 일어난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은 한국으로부터 중간재를 공급받아 완제품을 수출하며 성장했는데 이제는 상당 부문에서 자체 생산 체제로 돌아섰다. 이로 인해 2019년부터 흑자 규모가 급격히 줄더니 급기야 1분기엔 대중 무역적자가 78억달러를 넘어섰다. 30년 가까운 흑자구도도 깨졌다. 반도체가 부진하면 한국 수출 전체가 흔들리는 특정 품목 의존도 취약점이다. 반도체 수출이 지난 하반기부터 40% 안팎 격감하면서 수출은 6개월 연속, 무역수지는 13개월 동안 마이너스 행보를 걷고 있다.

결국 나라에서 중국, 품목에서 반도체라는 2대 수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자국 위주의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가속화하는 미국을 비롯해 여전히 경제성장률이 견조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으로 수출을 다변화해야 한다. 원전과 무기 수출이 유망한 동유럽, 포스트오일 시대에 대비해 대대적 투자를 하고 있는 중동시장도 선점해야 한다. 지난해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한 전기차와 2차전지는 반도체를 대체할 품목이다. 우리 기업이 무역전선에서 가벼운 몸으로 뛸 수 있도록 정부가 규제개혁과 세제 지원으로 뒷받침해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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