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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대중 교통 마스크도 해제, 더 중요해진 자율 방역

코로나19 방역의 마지막 조치인 버스와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20일부터 풀렸다. 중앙정부 차원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생긴 2020년 10월 이후 약 2년5개월 만이다. 지난 1월 대중교통과 취약시설을 제외하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음에도 코로나 감염확진자가 늘지 않아 완화에 힘을 실어줬다. 일반 약국과 의료시설·요양병원 등 감염취약시설은 착용 의무가 이어지지만 이 시설들에서는 이전에도 마스크 착용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던 곳들이라는 점에서 사실상의 전면 해제나 다름없다.

코로나19 유행시기를 지나면서 마스크는 우리의 일상을 바꿔놓았다. 방역에 대한 경각심과 타인에 대한 배려로 마스크를 얼굴에서 떼지 못했지만 그 결과, 감기와 독감 등 다른 감염병 예방효과도 톡톡히 봤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 첫해인 2020년 3월부터 7월까지 감기와 인플루엔자, 폐렴 등 호흡기 감염으로 치료받은 환자 수는 803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1670만명)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국민 상당수도 마스크 착용이 감염병을 막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학습효과가 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음에도 여전히 자율적으로 마스크를 쓰는 이가 많은 이유다. 국민 10명 중 7명은 완전 해제 이후에도 출퇴근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겠다고 한다. 이제는 온전히 자율 방역의 시간이다.

일면 마스크 부작용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얼굴 표정을 읽지 못하게 되면서 아이들의 언어발달 지체와 학생들의 소통 부재가 문제점으로 제기되는 상황이다. 육아정책연구소가 만 2세 영아와 만 5세 유아 각각 100명을 대상으로 학습격차를 조사했더니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을 주로 이용하는 만 5세 유아가 만 2세 영아보다 언어 이해지표가 떨어졌다. 집에서 마스크를 벗고 가족과 지낸 시간이 많은 영아가 마스크를 쓰고 어린이집 등을 이용한 유아보다 언어발달이 떨어졌다는 얘기다. 학교 현장은 더 문제다. 교실에서 10명 중 9명이 마스크를 쓰고 수업하고 옆자리 친구와 카톡으로 문자를 주고받는다고 한다. 학생 한명 한명이 고립된 섬이나 다름없다. 학생 우울증이 증가하는데 적절한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방역 규제 해제로 주요 상권이 활기를 띠면서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는 건 반갑다. 방역이 개인의 자율이 됐지만 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여전히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일평균 90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쌓인 데이터를 중심으로 더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방역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때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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