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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경제발목 잡는 여행수지, 관광객 유치 더 공격적으로

코로나로 닫혔던 빗장이 풀리면서 해외로 나가는 관광객이 크게 늘어 여행수지 적자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1월 경상수지 적자(약 5조9664억원) 규모가 42년 만에 최대 규모로, 이 가운데 우리나라 사람이 해외를 여행하면서 쓴 돈(1조9556억원)이 상당 비중을 차지했다. 여행수지 적자가 1년 사이 3배 가까이 늘었는데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일본을 찾은 한국인이 지난달에만 무려 56만5000명을 넘었다. 일본 전체 외국인 방문객의 37.7%에 달하는 수치다. 다음달에도 31만5000명이 일본을 찾는다. 3년 만에 관광비자 발급을 재개한 중국 여행상품도 일부 한 달치 예약이 끝난다고 한다.

각국은 코로나 유행이 잠잠해지면서 관광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홍콩은 전 세계 관광객에게 공짜 항공권 50만장을 뿌리고 3000억원 규모의 홍보캠페인과 250여개 행사로 관광객 유치에 나선 상태다. 일단 오게 해 자국 내에서 더 쓰게 만들자는 것이다. 그만큼 외국인 관광객의 씀씀이가 경제 전반에 불어넣는 활력이 크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행수지 적자가 경제 발목을 잡고 있는데도 우리 관광정책은 눈길을 끌 만한 게 없다는 점이다. 연초부터 40여일간 코리아그랜드세일로 ‘2023 한국 방문의해’ 문을 열었지만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은 젊은이들이 가고 싶어하는 나라 중 하나로 위상이 달라졌다. BTS, 블랙핑크 등 K-팝의 글로벌 인기와 ‘오징어 게임’을 필두로 한국 드라마가 연일 세계 OTT시장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며 한류가 뜨겁다. 한식에 눈 뜬 세계인들이 떡볶이 등 우리 길거리음식에 호기심을 보이기까지 한다. 서울은 일과 휴가를 함께 즐기는 MZ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마이스시티 1위를 8년째 지키고 있다. 이런 세계 트렌드의 중심에 있는 한국의 매력 자원을 적극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동남아권 편중의 해외 관광객을 세계로 넓힐 좋은 기회를 실기하지 말아야 한다.

20일부터는 코로나 방역의 마지막 수단인 대중교통 마스크도 벗는다. 코로나 방역정책의 눈치 볼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보다 공격적인 관광진흥책이 시급하다.

한류 자원을 바탕으로 면세점 등 대대적인 할인 유인책도 필요하다. 확 뛴 물가 탓에 관광객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라고 한다. 그동안 싸고 좋은 품질의 한국산 보따리쇼핑이 어려워져 부담이 커졌다. 10년 전(342만3000명)에 비해 10분의 1(2022년 25만9000명)로 쪼그라든 일본인 관광객 유치에도 힘쓰길 바란다. 이를 만회하면 5조원 이상의 경제효과(생산효과)가 가능하다. 우물쭈물할 때가 아니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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