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30일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은 경기하강 추세가 더욱 뚜렷해졌음을 확인시켜준다.
지난달 전(全)산업생산은 9월 대비 1.5% 감소했다. 일단 낙폭이 심상치 않다. 최근 30개월 만에 가장 크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타격이 본격화했던 2020년 4월(-1.8%)에 근접한 수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연속성이다. 7월(-0.2%), 8월(-0.1%), 9월(-0.4%)에 이어 넉 달 연속 감소다. 산업활동의 주요 비교시점은 전년이 아니라 전월이다. 흐름을 중요하게 본다. 징검다리는 자주 나와도 2~3개월 연속은 별로 없다. 연속의 의미가 더 크게 해석되는 이유다. 실제로 4개월 연속 감소는 코로나와 같은 재난이나 경제위기 때나 나오는 일이다. 코로나19로 격리와 직장 폐쇄가 잇따르던 2020년 초에도 5개월 연속에 그쳤다. 이제 충격에서 벗어나야 할 시점에 다시 코로나 당시로 돌아가는 셈이다.
생산의 속을 들여다보면 더 심각하다. 제조업과 광공업, 서비스업 어디 하나 안심할 곳이 없다. 특히 제조업의 생산 마이너스는 3.5%나 된다. 75%를 넘던 평균 가동률은 72%대로 떨어졌다. 그 와중에 재고가 줄어든 건 쌓인 물량 소진 차원이다.
나머지 산업활동의 축인 소비와 투자 역시 먹구름이긴 마찬가지다. 소비는 9월에 이어 두 달째 감소했다. 안 그래도 3월부터 내리 감소하다 8월 반등에 성공하는가 싶더니 곧바로 내리막 연속이다. 0.2%의 소폭이지만 위안이 될 뿐 희망은 아니다. 코로나 이후 외식과 여행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업의 보복 소비가 없는 건 아니다. 그렇다 해도 고물가·고금리 상황에서 뚜렷한 소비 회복을 기대하긴 힘들다.
유일하게 플러스를 기록해 생산·소비·투자가 동시에 나빠지는 트리플 감소 사태를 막은 게 투자지만 내용은 실망스럽다. 설비투자는 보합이고 건설기성이 그 역할을 했다. 하지만 부동산경기는 이미 냉골이다. 건설 수주도 전월 대비 40%나 줄어들었다. 밀어내기식 반짝 지수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러니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99.2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내리며 4개월 연속 하락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현재의 산업활동은 대외적 요인이 훨씬 많은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 수요 감소와 불안한 중국, 종전 기미 없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이 수출 부진의 주 요인이었고 그게 생산과 투자 위축을 불러왔다. 하지만 여기에 줄파업이라는 국내의 메가톤급 불안 요인이 가세한다. 이미 현실이다.
모두들 내년 1%대의 저성장을 우려하지만 올해 2% 중반대의 목표 달성도 쉽지 않다. 그게 더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