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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심상찮은 중국 시위...제2의 톈안먼 사태로 이어지나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시위 사태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정부의 강력한 봉쇄적 코로나 방역정책에 반발하며 촉발된 시위가 급기야 반정부 시위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사상 초유의 시진핑 주석 3연임 체제 출범에 대한 반발로까지 이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향후 시위 진압이 과격해지면서 ‘제2의 톈안먼 사태’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국가가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시위의 확산 추세다. 애초 시위는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에서 시작됐다. 그 단초는 이 지역 아파트 화재로 10명이 숨지는 사고였다. 코로나 봉쇄를 위한 설치물 때문에 화재 진압이 늦어져 피해가 더 커졌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촉발됐다. 이런 내용이 SNS 등을 통해 중국 전역으로 알려지고 공감대가 커지면서 시위는 상하이, 베이징, 청두, 우한, 광저우 등으로 들불처럼 번져 나갔다. 그 방향도 단순한 방역정책 반발 그 이상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상하이 등에서는 시 주석과 중국 공산당의 퇴진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며 공안과 정면 충돌하는 일도 있었다.

시위 시민의 손에 든 A4 크기의 백지가 시사하는 바도 적지 않다. ‘백지 시위’는 검열과 통제에 저항하는 의미에서 아무런 구호를 적지 않은 것이라고 한다. 시위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시민도 개인 SNS 프로필 사진이나 배경을 흰색으로 바꾸며 묵시적으로 동참하는 모습이 늘고 있다. 그 저변에는 중국 정부, 특히 시진핑 정권에 대한 강한 반발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중국 정부의 폭력적 시위 진압이다. 이미 많은 시민이 공안에 연행됐고, 심지어 취재 외신기자가 구타를 당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의 과잉 대응 논란이 불거지자 이를 경계하는 각국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28일 “중국 당국이 국제인권법과 기준에 따라 시위에 대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 역시 “평화적인 시위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중국 당국의 강제 진압 차단에 나섰다. 수많은 희생자를 냈던 톈안먼 사태와 같은 비극으로 이어져선 안 되기 때문이다.

중국의 정치·사회적 상황 변화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엄청날 수밖에 없다. 권위적인 시진핑 정권이 코로나 봉쇄를 쉽게 풀지도 않을 것이다. 시위 사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중국은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다. 정부는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적절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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