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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국민 절반이 “결혼 안해도 된다” 솔로사회 치닫는 한국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2022년 사회조사’에서 단연 눈에 띄는 대목은 결혼관의 변화다. 응답자중 “결혼을 해야 한다”는 사람이 딱 절반이다. 나머지 절반은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것만으로도 걱정이 태산인데 젊을수록, 또 여자들에게 그런 경향이 더 강하다.

대한민국은 점점 솔로사회로 간다. 결혼은 필수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의 비중은 똑 떨어지는 50.0%다. 2년 전 조사 때보다 1.2%포인트 감소했다. 여자들은 더하다. 불과 44.3%다. 아직 미혼인 사람들만 대상으로 보면 기가 막힌다. 미혼 남자는 36.9%, 미혼 여자는 22.1%만이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10대(13∼19세)는 29.1%에 불과하다. 결혼하지 않은 이유는 결혼자금 부족(28.7%), 고용 불안정(14.6%) 등 경제적 이유가 대부분이지만 아예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응답도 10%를 훌쩍 넘는다.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란 공식은 이제 한국사회의 기본인식이 됐다. 실제로 조혼인율(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 비율은 지난 2012년 6.5에서 2015년 5.9로 가파르게 줄더니 2021년에는 3.8로 떨어졌다. 역대 최저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물론 ‘결혼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는 사람들이 65.2%나 된다. 2년 전보다 5.5%포인트 높아졌다. 동거가능론은 2012년 45.9%, 2020년 59.7% 등으로 증가세다. 하지만 행복한 동거생활을 하는 사실혼 관계의 부부는 많지 않다. 지난해 1인 가구는 936만7000세대를 넘어 사상 처음으로 전체 세대의 40%를 돌파했다. 특히 결혼 적령기인 2030 1인 가구 급증이 주요인이다. 비혼 경향의 확산과 무관치 않다.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사람들도 2년 전보다 4.0%포인트 상승한 34.7%나 된다. 그럼에도 한국은 아직 부끄러운 해외 입양아 수출초과국이다. 냉동 난자를 준비하는 여성들이 늘어난다지만 수치를 따지기 어려울 만큼 미미한 수준이다. 비혼 동거, 비혼 자녀는 그저 생각뿐이란 얘기다.

결혼을 기피하는 오늘날의 사회 현상은 저출산을 가속화하고 인구절벽을 더 가파르게 만든다. 필연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결혼과 출산, 육아로 이어져야 ‘정상 가족’으로 본다. 그게 아니면 제도권 밖이다. 남들 눈을 의식하지 않으면 그만인 것도 아니다. 각종 정책의 수혜를 보기 어렵다.

혼인을 전제로 한 저출산 대책에도 변화를 줘야 한다. 정책에 변화를 줄 게 아니라면 2년마다 그 많은 돈을 들여 이런 광범위한 사회조사를 할 필요가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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