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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산사색] 인공재배 산호의 첫 산란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은 참으로 지대하다. 최근 캐나다와 호주에서는 이를 증명하는 소식, 인간이 훼손한 자연을 인간 스스로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소식이 함께 들려왔다.

가을에 찬란한 단풍으로 마음을 치유해준 캐나다 메이플은 겨울이 되면 또 하나의 선물을 준다. 홍엽 위에 서설이 내리는 홍백 하모니의 아름다움은 물론이거니와, 실질적인 건강의 묘약을 제공한다.

바로 ‘메이플 시럽(Maple Syrup)’이다. 겨우내 얼고 녹기를 반복한 메이플 수액을 원주민들이 수확하고 이를 정성스럽게 데우는 등 친자연 공정을 거쳐 탄생한 것이 메이플 시럽인데, 600년 전통을 지닌 겨울~봄 건강 자연보양식이다.

메이플 시럽은 항산화제가 풍부한 천연 감미료이다. 이젠 캐나다 생활문화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캐나다 국기에 그려진 상징이 메이플 나뭇잎이고, 매년 12월 17일을 캐나다 메이플 시럽 데이로 지정해 경축하고 있다.

세인트 제이콥스에 있는 온타리오 메이플 시럽 박물관(Maple Syrup Museum of Ontario)을 방문하면 끈적끈적하고 흥미로운 메이플 시럽의 역사를 들여다보며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을 재확인할 수 있다.

지구본을 남반구로 돌리니, 호주 퀸즈랜드주 피츠로이섬에 위치한 해상 산호보육기지에서는 인공재배된 산호가 처음으로 산란에 성공했다는 환호가 터져 나왔다.

산호의 자연 산란은 늘 일어나는 것인데, 이번엔 산호 퇴화지역에 새로운 산호를 심어 이들 인공 식재 개척종들이 자생하면서 번식까지 한 사례이다. 지구 복원의 숭고함을 보여주는 쾌거다. 주지하다시피, 산호는 촉수로 먹이를 흡입해 살아가는 동물이고 알로 번식한다.

이는 4년 전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에 심어진 것이며, 11월 중순에 접어들던 시점, 수천개의 작은 분홍색 알과 정자 다발이 인공재배된 아크로포라 산호(acropora corals)에서 분출했다는 것이다. 이는 비영리 리프 복원 재단의 팀원들의 현장 탐조를 통해 확인됐다.

이 산호들은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해양공원 당국이 2017년 피츠로이 아일랜드의 해상 연구 보육기지에 대한 시범 연구 허가를 받아 수중 프레임에서 재배됐다.

2018년 산호배양을 도왔던 해양생물학자이자 마스터 리프 가이드 아즈리 사파르완은 “우리는 산호가 퇴화된 곳에 새로 산호초를 심었고, 이 개척종들은 지름 약 1m까지 자라면서 다양한 산호가 생존할 수 있음을 보여줬으며, 해양생물을 위한 건강한 생태계, 서식지를 형성해 나갔다”고 설명했다.

도넬리 산호복원재단 이사장은 “이번 산호복원과 자연적응 실험의 성공은 정부 지원금 없이, 자원봉사자 50여명의 노력으로 이뤄진 쾌거”라면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고, 아울러 지구의 회복력을 돕기 위한 뜻있는 사람들의 연대가 매우 의미있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지구는 기후변화, 오존층 파괴로 시름하고 있다. 우리에게 많은 선물을 주고 있는 자연의 뜻을 거역한 채, 왜곡된 환경은 변이 바이러스를 양산해 지구에 상처를 입힌 인간을 겨냥하고 있다.

이번 인공재배된 산호로 부터의 성공적인 산란은 기후 변화에도 불구하고 연구진과 자원봉사자들의 진정성 있는 노력이 수반된다면, 생태계가 복원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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