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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정치 금도 벗어난 거대 야당의 尹대통령 탄핵 시사

더불어민주당의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잇단 ‘탄핵 시사’는 매우 적절치 못하다. 지난 주말 열린 ‘윤석열 퇴진 촛불집회’에 참석한 민주당 김용민 의원의 발언은 특히 노골적이다. 자격이 없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 나라꼴이 엉망이 됐으니 5년의 임기를 채우지 못하게 하고 빨리 퇴진시켜야 한다는 게 김 의원의 발언 요지다. 아무리 야당이라지만 국회의원이 공개석상에서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 퇴진을 선동하는 것은 정치 도의 측면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앞서 지난 7월에는 박홍근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박근혜 정부 시절 비선 실세 국정농단과 이로 인한 대통령 탄핵 사례를 들며 윤 대통령 탄핵을 시사한 바 있다. 같은 당 김민석 의원 등도 비슷한 내용의 언급으로 논란이 일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이제 5개월에 불과하다. 인사 난맥과 매끄럽지 못한 국정운영, 윤 대통령 주변 잡음 등으로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명백한 불법이나 도의적 책임을 물을 만한 사안은 없다. 정치적 이유 말고는 탄핵을 언급할 상황이 전혀 아니라는 얘기다. 현 정권의 국정운영을 날카롭게 지켜보며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유도하는 게 지금 야당이 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도 툭하면 탄핵 운운하는 것은 정치 금도를 벗어난 것은 물론 거대 야당의 오만과 폭주일 뿐이다.

민주당이 국회 절대 의석에 기대 탄핵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저의도 의심스럽다. 탄핵을 시사하는 민주당 인사들의 발언은 한결같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례를 들먹이고 있다. 어떻게든 두 정부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윤석열 정권을 옭아매려는 것 아닌가. 그렇게 해서라도 점차 커지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비켜가려는 속셈도 한편으로 엿보인다.

잇단 북한의 핵 도발 위협으로 국가안보에 빨간불이 켜졌고, 고물가에 고환율, 고금리가 겹치면서 민생과 경제는 벼랑 끝에 몰려 있다. 이런 판국에 야당이 힘을 합하기는커녕 윤 대통령을 끌어내릴 궁리만 한다면 국민의 불안감은 증폭될 수밖에 없다. 조기 퇴진이나 탄핵 선동으로는 결코 정권을 다시 가져올 수 없다 것을 민주당은 직시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못마땅하다면 비판적 대안 제시를 통해 국가경영 능력을 입증하고, 다음 대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는 것이 정상이다. 지금은 국가 위기 극복에 국가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할 때다. 당연히 민주당은 그 한 축이 돼야 한다. 윤 대통령도 더욱 엄격한 주변 관리로 공연한 잡음이 일지 않도록 유념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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