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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확 벌어진 한미 금리차, 지나친 비관보다 차분한 대응을

이변은 없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21일(현지시간)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을 결정했다. 이로써 연방기금 금리는 3~3.25%가 됐다. 한미 간 금리차도 한 달 만에 0.75%포인트로 벌어졌다.

모든 것은 예상대로다. 더 명쾌해졌을 뿐이다. “희생을 치르더라도 더 큰 고통을 막기 위해 물가를 잡고야 말겠다”는 미 금융당국의 의지는 확고하다. 그만큼 금리 인상 기조는 공격적이다. 지난 3월 이후 5차례나 금리 인상이 이뤄졌고 그중 최근엔 3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이다. 1%포인트의 울트라 스텝이 아니라고 금융시장이 안도할 정도다.

향후 금리 전망도 딱 그 방향이다. 연말 기대금리는 4.4%다. 올해 2번 남은 FOMC 회의도 자이언트 스텝이나 빅스텝(0.5%포인트)이란 얘기다. 심지어 내년 기대금리도 4.6%다. 2024년까지 금리 인하는 없다는 메시지다.

파월 미 연준 의장의 발언 내용은 ‘금리 인상의 불가피성’ 주장뿐이다. 고통, 인내 심지어 침체까지 언급했다. 실제로 미국의 성장전망은 올해 1.7%에서 0.2%로 확 떨어졌고 실업률 전망은 3.8%로 올라갔다. 그런데도 인플레 전망은 5.4%나 된다. 연준이 목표로 하는 2%대 물가는 내년(2.8% 전망)에 들어서겠지만 안정 단계는 2024년(2.2%)이나 돼야 가능하다. 결국 내년까지가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인 셈이다.

중요한 것은 미국 경제에 연동되는 우리 상황이다. 금리 인상은 불가피하지만 마구 따라가야 할 이유는 없다. 우리는 미국보다 금리 인상을 먼저 시작했고 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은 더 낮다. 타이밍을 놓쳤던 미국이 더 빠른 게 당연하다. 게다가 우리는 가계부채비율이 더 높다.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시장도 더 빨리 식어간다. 한미 간 금리차만 우려할 일이 아니다. 금리 인상의 속도는 달라야 한다는 얘기다.

지나친 비관이나 호들갑보다 연착륙을 위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 관건은 환율이다. 상황은 좋지 않다. 달러당 1400원을 넘기는 건 시간문제다. 그 이상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극복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한은과 국민연금이 14년 만에 통화스와프 계약을 추진하며 해외 자산 투자 과정에서 나타나는 외환변동성을 줄이는 건 좋은 사례다.

우리 경제의 체질이 그리 허약하기만 한 것도 아니다. 단기외채(1838억달러, 6월 말 기준)는 외환보유액(4300억달러)과 비교해 위험 수위는 아니다. 무역수지 적자가 쌓이는 것도 주원인은 에너지 수입이다. 수출 실적은 증가세를 유지 중이다. 무엇보다 더 큰 위기도 극복해온 한국 경제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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