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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배부른 금융노조의 명분없는 파업, 국민 분노만 살 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결국 16일 총파업을 벌일 모양이다. 집행부는 1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공식화했다. 일종의 출정식인 셈이다. 다행히 파업의 강도는 높지 않다. 16일 하루뿐이고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대통령집무실이 있는 삼각지까지 행진하는 정도다. 분위기로는 파업 참여도 많지 않을 전망이다. 심한 독려도 없다. 안 그래도 파업 참여도가 떨어지는 게 금융노조다. 이번 파업은 선언적·홍보적 의미가 크다는 얘기다.

금융노조의 파업 결의는 벌써 한 달 전이다. 지난달 19일 파업 찬반투표에서 찬성이 93.4%였다. 한 달간의 협상은 무위로 끝났다. 노조 요구 임금인상률이 다소 낮아진 걸 빼고는 제대로 진행된 게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간극이 너무 크다. 무리한 게 너무 많다. 금융노조는 5.2%의 임금인상(사측 제시 1.4%)에 주 36시간(4.5일) 근무제와 점포 폐쇄 중단, 심지어 정년 연장까지 요구한다. “2021년 은행들이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음에도 코로나기간 마스크 쓰며 숨 가쁘게 고객 상담하며 묵묵히 일해온 금융노동자들에게 그 몫이 돌아가고 있지 않다”는 게 이유다. 터무니 없는 아전인수식 주장이다.

대면 서비스업에서 마스크 쓴 이들이 어디 은행원뿐인가. 자영업자들은 더 숨찼다. 코로나19 유행 당시 영업시간을 줄였던 은행들은 지금도 여전히 단축 운영 중이다. 고령이나 인터넷에 서투른 이들은 창구에서 1시간 이상 대기하는 일이 허다하다. 수십, 수백억원을 빼먹은 은행원 횡령 사건은 어디 한둘인가.

지난해 그 많은 이익이 은행원들의 적극적 영업·노력 때문인가? 생산성 높여 얻은 것인가? 금리상승기에 손쉬운 이자장사로 얻은 수익 아닌가. 게다가 그들의 평균 연봉은 1억원이 넘는다. 노조는 “저임금 행원들의 평균 연봉은 7200만원”이라며 억울해한다. 그게 억울할 일인가. 올해 중소기업 과장급 연봉이 평균 5000만원에 불과하다. 오히려 귀족노조를 증명하는 수치 아닌가.

금융노조의 파업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배부른 노조의 명분 없는 파업이다. 당장 15일부터 안심전환대출 신청이 시작돼 창구가 붐빌 텐데 파업이라면 금융소비자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민간기업이지만 은행은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다. IMF 외환위기 때 수십조원의 혈세가 공적 자금으로 투입된 것도 그런 이유다. 그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재난에 이은 고물가 인플레로 서민의 고통은 날로 심해지는 상황이다. 더 배고픈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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