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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사설] 2030 서학개미, 문제는 투자 아닌 고위험 상품 집중

금융감독원이 해외주식을 거래하는, 이른바 ‘서학개미’들에게 투자 유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너무 고위험 상품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당연한 지적이다. 특히 20·30대 젊은 서학개미들이 급증하는 상황에선 더욱 필요한 일이다.

실제로 해외주식 투자의 중가세는 엄청나다. 지난해 말 기준 해외주식 계좌는 491만개에 달한다. 불과 3년 만에 6배로 늘었다. 이 기간에 늘어난 계좌의 거의 절반이 청년 개미다. 20대와 30대가 각각 101만개, 121만개다.

투자 성향도 너무 적극적이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형의 상품에 몰린다. 올해 상반기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3개 종목이 주가지수 일일 변동폭의 3배 성과를 따라가도록 설계된 3배 레버리지형 ETF(상장지수 펀드)였다. 지난해 개인투자자가 거래를 많이 한 해외 상위 50개 상품 중 3배 레버리지(인버스 포함)상품 거래액 비중이 무려 60.2%다. 이게 올해는 78.5%로 더 커졌다.

고위험 상품은 가격 변동의 위험이 이만저만 아니다. 심지어 미국 시장에선 가격제한폭도 없다. 단기 고수익이 될 수도 있지만 ‘폭망’의 가능성도 그만큼 크다. 정보도 충분치 않다. 환율 변동, 결제일 차이도 고려해야 한다. 급증은 과감하다 못해 무모하다고 해야 할 정도다. “할 만하니 하겠지”하고 놔둘 일이 아니다. 금융 당국의 당부는 시의적절했다. 금감원은 지난 3월에도 원자재 투자가 급증하자 주의를 당부했었다.

물론 이쯤에서 고위험 상품 거래에 대한 금융정책 재점검도 필요하다. 개인의 투자시장을 전 세계로 넓혀주는 건 촉진할 일이지, 막을 게 아니다. 포트폴리오 차원에서도 유리한 선택지다.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가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 규제를 완화해 수백만원이 넘는 고가의 해외주식을 소액으로 나눠 살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도 그런 이유다.

증권전문가들은 사전 교육과 기본예탁금 등 국내의 너무 강한 규제가 서학개미의 해외 파생상품 집중을 불러왔다고 입을 모은다. 해외에선 다 할 수 있는데 국내만 막아봐야 무슨 소용이냐는 것이다. 틀린 말도 아니다. 차등 규제는 언젠가는 바로잡아야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해외주식 거래 자체가 아니라 고위험 상품 집중 현상이다.

온라인 주식거래 비중이 세계 최고일 만큼 초반응을 하는 국내 증시에서 급격한 파생상품 규제 완화는 투기장의 합법화가 될 수도 있다. 단타와 ‘몰빵’이 투자기술로 받아들여지고 일확천금이 당연한 목표로 여겨지는 우리 증시문화에선 더욱 그렇다. 투자자 보호는 여전히 금융 당국의 가장 중요한 임무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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