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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4월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감소, 다가오는 S의 공포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은 올해 한국 경제가 얼마나 불안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일단 지표가 온통 마이너스다. 생산은 전월 대비 0.7% 감소했다. 올 들어 1, 2월 감소하다 3월에 힘겹게 증가로 전환했는데 불과 한 달 만에 도돌이표가 됐다. 반짝 증가였던 셈이다. 7.5%나 줄어든 투자는 그렇다 치자. 가수요까지 걱정하던 소비마저 0.2% 감소한 건 충격적이다. 심지어 보조지표들도 하나 좋은 게 없다. 제조업 생산능력(-0.4%)이나 가동률(-1.6%)은 계속 떨어진다. 그 와중에 재고(0.2%)는 늘어난다.

생산·소비·투자가 동시에 줄어드는 트리플 감소는 2020년 2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는 코로나의 공포가 휩쓸던 때다. 그럴 만했다. 하지만 올 4월은 거리두기가 대폭 완화되면서 일상을 되찾아가는 시점이다. 트리플 증가가 나와도 이상할 게 없는데 그 반대 결과가 나왔다. 이 이상 불길한 지표가 또 있을까 싶다.

통계청은 “경기 회복 흐름이 주춤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설명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경기 하강의 시작”이란 반대 해석도 가능하다. 안 그래도 하반기 경기 전망은 암울한 회색빛 일색이다. 현재와 미래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와 선행지수가 4월에 모두 하락했다. 이달 들어 실시한 중소기업중앙회의 ‘6월 중소기업경기전망조사’도 지수 하락이다. 전월보다 비관적이란 얘기다. 100을 기준으로 낙관과 비관을 구분하는데 6월 업황 경기전망지수(SBHI)는 86.1에 불과하다. 한국은행이 지난 25일 발표한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당연히 하락이고 수치도 86에 머문다.

이쯤 되면 심리적으로는 이미 고물가·저성장의 스태그플레이션(S)에 들어섰다고 봐도 무방하다. 현실화될 가능성도 크다. 대부분의 연구기관은 앞다퉈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도 그나마 포스트 코로나 소비가 성장률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그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산업연구원(KIET)은 올해 소비가 3.3% 증가할 것으로 본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지난해의 3.6%보다도 낮다.

이유는 간단하다. 거리두기가 해제되어 완전한 일상으로 회복되더라도 소비의 발목을 잡는 요인들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 추세는 더 거세질 것이고 가계부채 및 원리금 상환 부담은 늘어난다. 물가는 계속 오른다. 실질소득이 떨어지는데 소비가 계속될 리 만무하다. 결국 성장률은 2% 중·후반대를 유지하기도 버거운 상황이다.

‘S의 공포’는 현실이 되어간다. 트리플 감소라는 4월 산업활동지표들이 그걸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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