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가 높은 물가상승률과 낮은 성장전망치로 신음하고 있다. 주요 국제기관들은 세계 경제성장률을 계속해 하향 전망하고 있고 물가는 예상치를 올려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국들도 정책 대응을 내놓고 있지만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 축소와 금리 인상 외에 커다란 새로운 정책 대응 수단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나라 경제도 세계 경제와 같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으며, 통계상 집계되지 않지만 한국에 살고 있다면 주거를 포함한 물가는 통계상의 물가상승률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비자물가는 2021년 9월까지 평균 2.1%, 10~12월 3.5%이었지만 2022년 4월 물가상승률을 보면 기저효과는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는데 선행지표인 생산자물가는 2021년 4월부터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경제성장률도 지난해에 이미 민간 기관들은 2.7~2.8%를 예상하고 있었으며 최근에 2% 초·중반대까지 내려와 있다. 여기에 기저효과를 고려한 일자리가 증가한다고 해도 재정 투입에 의한 고연령대의 일자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큰 일자리의 증가도 체감하기 어렵다.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2021년 말 이후에 매월 양적 완화를 축소했다. 또한 최근에 미국은 6월부터 양적 완화가 아니라 국채나 MBS(주택저당증권·Mortgage Backed Securities)를 시장에 직접 흘려 보내는 대차대조표 축소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국채의 경우 월 감축 상한액을 300억달러, MBS 등은 175억달러로 정하고 9월부터 두 배로 늘려 국채 600억달러와 MBS 등을 350억달로 증액하는 대차대조표 축소계획을 발표했다. 이미 지난해 말 이후의 양적 완화를 축소한 것만으로도 기준금리를 0.75~1%포인트 내외로 인상하는 효과가 있다. 여기에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것은 기준금리를 인상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연방준비제도(Fed)는 빅스텝으로 0.5%포인트를 금리를 인상했고 추후에도 몇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것을 예상하고 있다. 내년에도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돼 3%에 가까이 금리가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양적·질적 완화를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이 양적 완화를 끝내고 있는 기간에 이미 기준금리를 베이비스텝으로 인상하고 있었다. 미국이 올해 두 차례 정도 더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현재 0.75~1.0%에서 1.25~1.5%로 한 번, 1.75~2.25%로 한 번 더 인상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현재 1.75%이며 올해 기준금리 결정은 네 차례(7월, 8월, 10월, 11월)를 남겨두고 있다. 7월에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2.0%가 된다. 여전히 미국의 기준금리보다 높은 상황이며 금리 역전은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베이비스텝으로 꾸준히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금리 역전이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며, 국내의 각종 실물 및 자본시장에 주는 충격도 예상가능하도록 할 수 있다.
이렇게 높은 물가상승률과 낮은 경제성장률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연결되기 쉽다. 코로나19 이후 경제 주체나 경제 상황에 여러 변화가 있었으며 우리나라 경제가 다른 나라 경제에 비해 선방을 했다는 의견도 있지만 여전히 몇 년간의 경제성장률 평균은 낮은 상황이며 산업별로 성장이나 물가에 대해 큰 대비를 하지 못한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물가까지 급등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며 우리 경제는 큰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할 수 있다. 소비자물가가 4월까지 평균 4%, 생산자물가가 3월까지 평균 8.7%로 나타내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2% 초·중반으로 예상하고 10월 이후 물가(평균 3.5%)의 기저효과를 매우 일부 반영한다고 하더라도 국내에는 이미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 있거나 10월 이후에 본격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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