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한 운영 시스템, 소통 부재 도마위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한국관광공사가 운영 중인 근로자휴가지원사업이 ‘속 빈 강정’이라는 지적이다. |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 여름휴가를 앞둔 40대 직장인 A씨. A씨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휴가비를 지원하는 휴가샵(근로자휴가지원사업)에 가입했다 분통을 터트렸다. 숙박·여행 등 대부분의 서비스는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며 이를 안내하는 공지도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20만원의 자부담까지 내며 여름휴가의 기쁨을 꿈꾼 A씨는 되레 스트레스만 받았다. 그는 환불 신청을 준비 중이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한국관광공사(사장 안영배)가 운영 중인 근로자휴가지원사업이 ‘속 빈 강정’이라는 지적이다. 이 사업의 핵심인 숙박과 여행이 제외돼 있어 이용객들의 불만이 커가는 상황이다. 여기에 해당 홈페이지의 부실한 운영 시스템과 홍보 및 소통 부재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29일 한국관광공사와 신청자 등에 따르면 이 사업은 이용 가능한 서비스가 레저와 공연, 전시 등으로 제한됐다. 공사는 휴가샵 팝업과 문자, 이메일을 통해 상품 설명을 하고 있으나 인기 항목에 대한 공지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다수 이용자가 원하는 숙박과 여행이 제외됐기 때문이다.
특히 해당 서비스는 20만원의 자부담을 부담해야 세부 정보를 알 수 있다.
이용자들은 로그인 전에는 구체적인 정보를 알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비용을 먼저 부담해야 한다. 상품정보 없이 미리 돈을 지급하는 방식이어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회원 가입은 PC로만 가능하다. 포인트 사용 등은 PC와 모바일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모바일 사용자가 증가하는 추세임에도 시스템은 빈틈을 보이고 있다.
휴가지원사업은 근로자 본인이 20만원을 부담하면 소속 기업과 정부에서 각각 10만원씩을 지원, 근로자에게 40만원의 포인트를 지급하는 제도다. 해당 포인트는 휴가기간 국내여행 중 숙박·교통·입장권 구매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운영상 허점은 모바일 시스템 곳곳에서 드러났다.
로그인 후 휴대폰으로 휴가샵에 들어가면 일부 사이트 접속이 불가능하다. 휴가샵은 제휴사 연결이 몰인몰 링크 형태로 별도 사이트 입력이 필요 없지만 모바일 접속시 장애가 발생한다. 브라우저 익스플로어 등 별도앱을 다운받아야 한다.
여행이나 숙박 정보를 미리 확인한 후 신청해도 되는데 이를 사전에 통제한 셈이다. 실적 올리기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고객센터와의 연락도 하늘의 별이다. 상담원 연결까지 안내멘트가 많고 과정도 복잡해 제도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현재 휴가샵 누적 이용고객은 20여만명, 누적 참여기업은 2만2000여곳에 달한다.
A는 “정부에서 휴가비를 지원해준다는 소식에 어렵게 서비스를 신청했는데 정작 내용은 없는 데다 절차만 복잡해 맹탕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면서 “자부담 지불 전에 운영 프로그램 등 세부 내용을 확인했다면 처음부터 신청을 하지 않았을 것” 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 B씨는 “자세한 내용을 문의하고 싶어도 고객센터와 통화가 어렵고 직원들도 책임을 회피하는 데 급급해하는 분위기” 라며 “보여주기식으로 전락한 휴가지원제도의 보완과 업데이트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코로나 시국이다 보니 여러 어려움이 많다” 면서 “방역 당국에 여행·숙박 등을 이용할 수 있게 요청했지만 상황은 유동적”이라고 설명했다.
si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