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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 박도제> 무상보육 · 무상교육 혼란 언제까지…
박도제 사회부
상석하대(上石下臺)라는 말이 있다. ‘윗돌을 빼서 아랫돌을 괸다’는 뜻으로 임시변통으로 이리저리 문제를 해결함을 말한다. 대부분의 위기 상황이 이런 임시적인 대응책에 의존하다 실기(失期 )하고 걷잡을 수 없게 된다는 점에서 국가 지도층이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재정과 관련한 실질적인 대책없이 시작된 무상보육과 무상교육도 비슷한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11일 본지를 통해 지적한 서울 송파구 사례는 무상교육의 부작용이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내년에 이 지역 무상급식 대상이 중학교 2학년까지 확대되면서 관련 예산이 60억원으로 36%나 증가했고, 그 여파는 방과후학교나 영어체험 등을 포함한 각종 교육행정 지원 예산이 반토막 나는 것으로 이어졌다.

무상 보육도 크게 다르지 않다. 무상보육 확대에 따른 재정 확보 방안이 불투명하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예산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으며, 3~4세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너도나도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기 위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렇다면 무상교육 무상보육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인 ‘부의 불균형’ 해소에는 얼마나 기여하고 있을까.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내놓은 ‘무상복지의 소득재분배 효과’ 보고서는 이런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무상교육이나 무상보육, 반값 등록금 등 무상복지 정책을 전체 가구로 확대할 경우 지니계수가 0.0076~0.0084포인트 감소했다. 하지만 이를 소득분위 하위 70%까지만 한정했을 경우 지니계수는 0.0110~0.0113포인트나 감소해 ‘0’에 더욱 가까워졌다. 지니계수가 0에 가까워진다는 것은 소득분배가 더욱 잘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즉, 보편적 복지가 소득불균형 해소의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런 점에서 오는 19일 대통령선거를 통해 결정될 차기 지도자는 당선의 기쁨을 누릴 시간적인 여유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차기 대통령이 합리적인 국정 운영을 하기 위해서는 선심성 공약에 대한 대국민 사과부터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오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pdj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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