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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대선후보 2차 TV토론도 “역시나” 였다
10일 저녁에 있은 대선후보들의 2차 TV토론도 뒷맛이 개운치 않다.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대책, 경제민주화 실현 방안, 일자리 창출과 고용안정 방안, 복지정책 방향 등 4개 주제에 대한 명쾌한 해법을 제시한 후보는 찾아볼 수 없었다. 경제 분야는 먹고사는 문제, 민생과 직결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컸기에 실망 또한 컸다.

경제난 해법이나 성장을 통한 국가비전 등을 제시하는 데는 박근혜ㆍ문재인 두 유력후보 공히 인색했다. 두 후보는 특히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잘못에 대한 상대방의 책임론을 부각시키고 추궁하는 데 급급했다. 국민들이 진정 보고 듣고 싶어 하는 것은 그동안 잔뜩 쌓아놓기만 한 정책이나 구호를 열거하는 것이 아니라 팍팍한 삶에 어떻게 반영해 나갈지였다. 안타깝게도 갈수록 심각해지는 저성장의 그늘을 벗어날 지혜와 이를 실물경제에 제대로 녹여낼 연금술사의 면모는 그 누구도 보여주지 못했다.

더구나 복지 확대와 일자리 창출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재원 조달에 대해서는 뚜렷한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쏟아낸 공약을 이행하려면 박 후보 측은 임기 중 135조원, 문 후보 측은 192조원을 마련해야 한다. 해마다 수십조원대의 재원을 조달하려면 나랏빚을 늘리거나 세금을 더 걷거나 둘 중의 하나지만 둘 다 국가 운영에는 치명타나 다름없다. 올해 이미 4조원의 세수 부족이 예상되고, 내년도 재정수지는 4조8000억원 적자로 짜였다. 시장경제 원리와 실물경제에 대한 인식 결여가 답답할 뿐이다.

경제민주화와 관련, 박 후보는 기존 순환출자 지분은 인정하겠다고 했고, 문 후보는 그 지분을 3년 안에 해소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기업 활동이 정상적으로 보장되면 양질의 일자리는 저절로 창출된다는 것은 경제의 기본 상식이다. 일자리를 애타게 구하겠다면서 기업의 투자를 가로막는 이율배반이 어느 쪽에 있는지 국민들은 똑똑히 지켜봤다.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점증적인 개혁을 하겠다는 박 후보와 재벌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문 후보 중 누가 과연 합당한지는 국민들이 판단할 문제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는 우려대로 이번에도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이건희 삼성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실명을 들어가며 이들이 보통 국민이 되게 하는 것이 경제민주화라고 우겨댔다. 글로벌 대기업을 해체해야 성이 찬다는 이가 대선후보 자질 검증대에 서도 되는지 그저 기가 막힐 노릇이다. 유권자들의 냉철한 판단이 더 요구되는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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