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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요광장 - 이장영> 금융소비자 보호와 교육의 중요성
글로벌 금융위기 경험한후
금융 교육의 필요성 절실
전문가 등 양성통해 예방 필요
금융당국 정책·규제도 재정비를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경험한 후 많은 나라에서 금융소비자 보호와 이를 위한 금융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미국 영국 호주 등에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상당한 제도적 진전이 있었으며, 지난해 말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는 10개항으로 구성된 금융소비자 보호원칙을 정식 채택했다.

우리나라도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법률안 제정을 추진해 곧 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최근에는 금융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증대돼 교육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인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금융상품에 대한 정확한 지식으로 무장하고 있다면 잘못된 투자로 손실을 보는 확률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런데 최근 미국 로욜라대 교수인 로렌 윌리스(Lauren Willis)를 비롯한 많은 이들은 기존의 생각을 뒤집는 논문들을 발표해 주목을 끌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현대의 금융투자 기법은 너무나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에 개인에 대한 금융교육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오히려 양심적이고 능력 있는 금융상담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필자의 생각에 금융소비자 보호의 핵심은 무엇보다 금융소비자 교육과 투명한 정보 공개이다. 물론 전담감독기구 설립과 강력한 규제감독 체계 마련 등도 중요하지만 말이다.

왜냐하면 금융소비자의 낮은 재무적 이해력(financial literacy)이 금융위기의 원인 그 자체는 아니지만 위기발생 시에 피해 정도를 심화시킬 수 있는 중대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금융소비자 교육을 어떻게 하는 것이 효과적일까 곰곰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일반 소비자에 대한 금융교육은 계속적으로 필요하다.

아울러 수요자와 공급자 간에 ‘정보의 비대칭’ 문제가 심각한 금융업에서는 질 좋은 정보의 공급이 매우 중요한데 이를 확산시키는 방안의 일환으로 금융교육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금융투자 기법과 금융상품이 너무 어렵고 다양하기 때문에 금융소비자 개개인이 이를 다 익히고 생활에 활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다수의 대중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금융소비자 교육은 자칫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이 될 수 있다. 또 투자는 금융기법에 아무리 정통한 사람이라도 실패할 수 있는 영역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수년간 KIKO라는 외환파생상품과 펀드, 퇴직연금 등 고위험 상품의 ‘불완전 판매’ 행위가 사회적 이슈가 됐는데 이는 금융소비자에 대한 교육만으로는 예방하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는 일반 소비자에 대한 어려운 금융지식 교육이 아니라 유능한 금융업 종사자를 양성해 이들이 중립적인 입장에서 재무상담과 투자조언을 제대로 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여겨진다.

은행이나 보험회사 혹은 투자회사들도 소비자 보호를 위한 금융교육을 제대로 받고 관련 규정을 지켜가면서 상품을 판매해야 나중에 문제가 발생해도 도덕적으로 면죄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영업점마다 자격을 갖춘 컴플라이언스 오피서(법규준수인)을 두어 고객알기 의무, 적합성 원칙, 설명의무 등 소비자 보호조치를 엄격하게 시행할 필요가 있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조직과 내규 및 인력을 강화하고 투자성향 평가 및 정보제공 체계 개선노력 등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감독당국도 금융소비자 보호 관련 정책과 규제를 정비해야 하고 특히 재무상담사나 컴플라이언스 오피서에 대한 시험과 자격증 제도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융은 결국 사람의 문제다. 금융소비자 보호 차원은 물론 환경 변화에 대응해 우리나라의 금융산업이 선진금융으로 혁신해 가기 위해 금융기관 직원의 인적 역량 배양에 최대한 힘을 쏟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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