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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진짜 전력대란은 9월에 온다는데…
9월 전력대란 우려가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정부가 예고한 8월 셋째 주 전력 수요 피크 주간은 무난히 넘어가고 있지만 정작 위기는 다음 달에 온다는 것이다. 전력 당국은 당초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8월 초보다 직장인들 휴가가 대부분 끝나고 사무실 근무와 산업체 가동이 정상을 되찾는 이번 주에 전력 수요량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력 공급도 그에 맞춰 올 최고치인 7766만㎾를 준비했다. 전기생산이 가능한 모든 발전시설을 총 가동한 데다 더위도 한풀 꺾여 겨우 위기를 피해갈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9월은 사정이 다르다. 수요는 그다지 줄지 않는데 공급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당장 다음 달 3일 고리 3호기가 정기 점검에 들어가면 전력 생산은 95만㎾가량 줄어든다. 그 외에도 9월 한 달간 모두 34기의 발전소 점검 계획이 잡혀 있다. 그럴 경우 8월보다 하루 360만㎾의 전력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력거래소의 추산이다. 게다가 여름 더위는 대개 9월까지 이어지게 마련이어서 전력 수요가 크게 줄지 않는다. 지난해 9월에 대정전 사태를 겪은 것도 이런 까닭이었다.

그렇다고 발전소 정비를 당장 철회할 처지도 못 된다. 여름철 못지않은 전력 수요가 발생하는 겨울철 피크기에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전력 당국은 일단 하계 비상수급기간을 내달 하순까지로 연장했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다. 지금의 발전시설로는 9월 말까지 8월 중순 수준의 전기 생산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발전기 풀 가동에 따른 피로가 몰려 언제 어떤 발전소의 가동이 중단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국민적 협조가 절실하다. 전력 수요는 지속 증가 추세인데 공급은 늘어날 여지가 없다. 향후 5년 내 전력공급 확대 계획이 전무하다. 정부는 오는 2024년까지 원전 14기 추가 가동 등을 통해 전력예비율을 지금의 두 배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나 이 역시 장벽이 높다. 지난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원자력 안전에 대한 견제가 심해지기 때문이다.

9월 전력대란의 위기를 넘기려면 전력 수요를 최대한 억제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우리의 전력 소비 규모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전력소비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거의 두 배다. 과잉 냉방으로 여름에도 실내에서 긴팔 옷을 입고, 겨울에는 되레 반팔로 생활하는 전력 과소비 행태를 고치지 않으면 전력대란은 언제든 현실화될 수 있다. 철저한 안전성 검토를 토대로 원자력발전소 추가 건설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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