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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참극 부르는 허술한 性범죄자 관리
경남 통영 초등학생 한아름(10) 양 살해범이 동네 40대 남성으로 밝혀지면서 사회적 충격이 일파만파다. 어제 하루 1700여명의 성범죄자 신상이 수록된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는 한때 80여만명의 방문자가 몰려 몇 시간 씩이나 먹통이 될 정도였다고 한다. 거주지 근처에 성범죄자가 있는지 확인하지 않고서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 눈앞의 현실이다.

범인 김점덕은 7년 전 역시 동네 60대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반항하자 돌로 내리쳐 다치게 한 죄로 4년을 감옥살이한 ‘야수’였다. 이번에도 등굣길 어린 이웃 아동을 완력으로 유인해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무참히 살해했다는 것이다. 평소에 야동(포르노) 꾸러미를 PC에 보관하면서 겉으론 멀쩡한 주민 행세를 해왔다는 사실 앞에 그저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도대체 이웃은 어떤 존재이며, 과연 누굴 믿고 누굴 경계해야 하는지 근본부터 헷갈리는 상황이다.

2008년 우리 사회를 공분에 떨게 했던 ‘나영이 사건’을 계기로 전자발찌, 신상정보 공개 확대 등 아동 성범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긴 했지만 그것으론 역부족이란 것이 확연해졌다. 김은 2008년 전자발찌제도가 도입되기 전에 형을 확정 받았다는 이유로 아무런 표식 없이 쏘다닐 수 있었다. 만약 그의 과거 범죄행각이 주변에 알려졌더라면 이번 같은 참혹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결국 제도적인 허점은 틈새를 남겼고 그것이 사각지대가 돼 ‘예비 성범죄자’나 다름없는 전과자가 버젓이 성적 욕망을 불태워온 것이다. 김이 보관해온 야동 중에는 아동 관련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김은 아무나 가리지 않는 악마적 성도착증 환자나 다름없다. 이런 자들이 우리 주변에 얼마나 있을지 생각만으로도 소름이 돋는다.

성범죄자 관리 시스템부터 고쳐야 한다. 아동ㆍ청소년 대상 성범죄자는 여성가족부가, 성인 대상 성범죄자는 법무부에서 관리하고 있다. 부처 간 데이터베이스 공유도 안 돼 한 범죄자가 아동과 성인을 대상으로 각각 성범죄를 저질러도 사이트상에는 별건으로 인식될 정도로 허술하다. 성범죄는 재범률이 높고 더구나 참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신상공개를 소급 적용하는 것은 필수다. 스마트폰으로도 쉽게 그들의 신상을 알 수 있도록 하고, 그들의 거주지 이동은 물론 동선 관리도 철저하게 시스템화해야 한다. 20여년 전부터 모든 성범죄자 신상을 공개해온 미국 영국이 달리 선진국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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