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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박지원, 소환 더 미루면 대선전서 역풍
저축은행 비리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예상대로 19일 검찰의 출석 요청을 거부했다. 정치적 균형을 맞추기 위한 공작수사ㆍ표적수사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게 그 이유라지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그런 구시대적 정치 공작이 가능하다고 여길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야당 탄압’으로 검찰을 몰아붙이며 적극 비호하는 민주당의 처신도 마찬가지다. 실제 검찰이 없는 죄를 덮어씌우려 하는 것인지는 조사를 받아보면 다 드러날 것이다. 정당한 법 절차를 무작정 거부하는 것은 국가와 국민을 얕보는 오만한 태도다.

박 원내대표는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1억원, 오문철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에게 수천만원의 검은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검찰은 박 원내대표에게 일반적인 정치자금법 위반이나 알선수재죄가 아닌 죄질이 더 무거운 알선수뢰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그만큼 관련 증거를 확보했고 혐의를 입증할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검찰은 박 원내대표에게 한두 차례 출석을 더 요구한 뒤 체포영장을 청구하고 필요하다면 강제구인도 불사한다는 입장까지 내비쳤다. 검찰 신망이 땅에 떨어지기는 했지만 유력 야당 정치인에게 이처럼 강하게 나오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하지만 박 원내대표는 “생명을 걸고 결코 돈을 받은 적이 없다”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검찰 주장이 사실이라면 목포 역전에서 할복하겠다”는 극단적인 언사도 마다하지 않았다. 오죽 답답하면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깨끗하다면 검찰 조사를 받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공연히 대선자금 물타기 수사의 희생양인 것처럼 정치적 여론몰이만 할 게 아니라 검찰에서 결백을 입증하고, 공작을 펼친 검찰의 터무니없는 수사를 만천하에 공개하면 될 일이다. 그것이 정치인의 처신이고 국민에 대한 도리다.

정치권에서 8월 임시국회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 이를테면 방탄국회를 열겠다는 것인데 그렇게 회피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당장 시간을 끌 수는 있겠지만 국민들의 의구심은 오히려 증폭될 수밖에 없다. 결국 대선전까지 연결되면서 엄청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제발로 검찰청을 찾아가는 게 최선이다. 아울러 검찰과 박 원내대표 둘 중 한쪽은 조사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 그게 어느 쪽이든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그만한 각오는 하고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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