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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막 오른 대선전, 비전과 정책으로 승부하라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출마를 선언하면서 대선 고지를 향한 여야 주자들의 레이스가 본격 시작됐다. 정몽준 전 대표와 이재오 의원의 불출마로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던 새누리당 경선은 김문수 경기지사의 합류 결정으로 열기가 점차 살아나는 분위기다. 민주통합당은 야권 통합 과정이 남았지만 당내 후보 자리를 놓고 문재인 손학규 상임고문과 김두관 전 경남지사의 3파전이 뜨겁다. 야권 후보 단일화 최대 변수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결단도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통령 선거도 여느 대선판 못지않은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지금은 여권의 박 전 위원장이 다소 앞선 국면이라지만 선거일까지는 5개월 이상이 남아있어 결과를 장담할 수는 없다. 더욱이 야권 후보 통합이 계획대로 이뤄질지, 안 원장이 야권 단일화 과정에 응할지 등 대선판을 요동치게 할 대형 변수들도 많다. 언제나 그랬듯 선거가 임박하면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도 나오게 마련이다. 누구도 끝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구도다.

대선판은 점점 열기를 더하지만 지금 나라 안팎 사정은 한겨울처럼 냉랭하다. 유럽발 재정위기로 세계 경제는 살얼음판이고, 꽁꽁 얼어붙은 국내 경기는 언제 풀릴지 요원하기만 하다. 여기에 소득 양극화로 인한 사회적 불만은 점차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남북관계와 동북아 주변정세 변화에 따른 외교 안보 현안도 적지 않다. 이런 비상 상황에서 대선이 치러지는 만큼 각 후보는 국가의 미래를 어떻게 책임질지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국민들에게 제시해야 한다. 저마다 국민을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그렇게 두루뭉수리하게 넘어가선 안 된다. 청년실업, 가계부채, 국가안보, 경기부양, 부동산 대책 등 각론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두말 할 것 없이 이번 대선의 결과는 우리의 미래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 그만큼 국민들의 선택도 신중해질 것이다. 후보들은 국민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자신만의 특화된 역량을 모두 보여줄 의무와 책임이 있다. 후보 간 경쟁에 함몰되지 말고 국민들만 보고 뚜벅뚜벅 나가라는 것이다. 상대를 깎아내려 반사 이익을 얻겠다는 얄팍한 네거티브 전략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박 전 위원장이 출마를 선언하자 야권 일각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독재자의 딸’이니, ‘유신시대를 연상케 한다’느니 하며 비판의 날을 세우는 것은 하수들의 구태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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