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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이석기·김재연 의원 더 버틸 명분 없다
통합진보당 19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 경선은 총체적 부정선거임이 거듭 확인됐다. 선거관리에서부터 현장 투표, 온라인 투표에 이르기까지 부정을 방조한 부실선거로 결과의 신뢰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게 통진당 2차 진상조사특별위원회의 결론이다. 예상대로 1차 특위가 내놓은 조사보고서와 다를 게 하나 없다. 당 전국운영위원회가 두말 없이 특위 보고서를 압도적 찬성으로 의결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자체조사 결과 두 번씩 같은 결론이 도출됐다면 통진당은 마땅히 이에 걸맞은 수습에 나서야 한다. 그 첫 단추는 부정경선으로 당선된 이석기ㆍ김재연 의원의 사퇴다.

2차 특위가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통진당 비례경선은 부정선거의 종합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온라인 투표의 경우 미투표 현황을 수시로 빼내 특정 후보진영에서 활용하도록 했고, 동일한 인터넷 주소에서 투표를 했는데도 거주지역이 전혀 다른 경우가 허다했다. 노트북을 이용한 대리투표 정황도 드러났고, 온라인과 현장을 오가며 이중투표를 한 흔적도 발견됐다. 관리도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인터넷 투표 관리를 당직자의 지인이 운영하는 업체에 수의계약으로 맡겼다. 물론 관련 경험이 전혀 없는 업체다. 그러니 특정 당직자가 프로그램을 임의로 수정하는 터무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결국 선거는 특정인을 위한 형식적 절차에 지나지 않았다.

정황과 증거가 이처럼 명백한데도 이른바 구당권파 측의 반발은 여전히 거세다. 이 역시 1차 조사결과 발표 때와 똑같다. 객관성이 부족하고 조사가 편파적이라는 게 그 이유지만 누가 봐도 억지다. 이석기ㆍ김재연 의원의 사퇴를 어떻게든 막아보겠다는 의도다. 설령 이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3차 특별조사에 들어가도 그때 가면 또 다른 핑계를 대며 결과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든 적당히 시간을 끌어 사태가 진정되거나 상황이 역전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꼼수를 부릴수록 수렁은 점점 더 깊어질 뿐이다.

이석기·김재연 의원은 2차 진상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고 거취를 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더 이상 말 뒤집기로 국민들을 기만하지 말고 깨끗이 물러나기 바란다. 그게 통진당에 지지를 보낸 유권자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고 상식이다. 이번 2차 조사는 이ㆍ김 의원이 왜 사퇴를 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명백히 보여줬다. 정 억울하고 아쉬움이 남는다면 다음 총선에 지역구로 출마해 각자 국민의 심판을 받아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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