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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북 핵보유국 명기, 중국이 더 놀랄 일
북한이 지난 30일 선전 웹 사이트 ‘내 나라’를 통해 핵보유국임을 공식 선언했다. 4월 13일 최고인민회의(우리의 국회)에서 헌법 전문을 개정, 서문을 통해 “김정일 동지께서는… 선군정치로 사회주의 전취물을 영예롭게 수호하고 우리 조국을 불패의 정치사상강국, 핵보유국, 무적의 군사강국으로 전변시켰으며…”라고 헌법 사상 처음 핵보유국임을 명기했다.

1945년 헌법을 제정한 북한은 72년의 전면 개정을 필두로 92년 부분, 98년 전면, 2000년 부분, 2010년 부분 개정 등 총 6회째 헌법 손질을 했다. 98년 이후 개정 내용을 전면 발표한 예가 없으나 이번에는 핵보유국 선언과 함께 과감히 드러낸 것이다. 물론 새로 추가된 문장 중에 몇 마디 단어로 표현했어도 그 의미는 심장하다. 이로써 북한은 이제 유엔 안전보장이사국들인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개 핵확산금지조약국(NPT) 외에 비공식적인 핵보유국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등에 이어 엄연한 세계 9번째 핵보유국이 된 것이다.

북한처럼 제멋대로 핵을 갖는다면 우리와 일본 등 수개 국은 단시일 내 핵보유국이 될 역량을 갖고 있다. 다만 지난 70년 발효한 NPT 때문에 자제해올 뿐이다. 이를 어기고 북한은 생존전략의 하나로 이미 2005년 핵보유 선언을 한 뒤 다음해 핵실험을 단행, 국제적인 인정을 기대하면서 경제적 이득을 얻어내오고 있다. 당사국들이 6자회담의 밀고 당기는 샅바싸움을 벌이는 동안 북한이 얻어낸 경제적 실리는 적지 않다. 반대로 그 결과는 우리에게 대북 퍼주기 비난으로 수렴되고 북한은 착실히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주변 국가들을 위협해온 것이다. 이제 헌법에서마저 이를 공식 제기함으로써 북한의 핵 폐기는 사실상 무산되고 말았다. 6자회담의 명분이 사라져 여기에 더 얽매일 필요가 없어졌다.

북한이 그동안 핵협상을 진전시키는 척한 것도 하나의 기만과 수작에 불과했다니 한마디로 가증스럽다. 우리로선 차라리 기회일지 모른다. 되지도 않을 일에 목을 매느니 현실을 직시하고 대응해야 한다. 우리도 핵보유 내지 적어도 원자력발전소 폐기물 이용이라도 할 수 있는 근거가 충분해졌다. 또 즉각 북한 핵보유 불인정을 밝힌 대미 교섭력을 넘어 중국과 더 진솔한 대화 분위기가 생긴 것이다. 북한 핵은 우리보다 중국이 더 두려워해야 한다. 국경을 맞대고 수도 베이징이 코앞인 것은 우리와 다를 바 없다. 중국과의 핵 외교를 강화하고 인접국인 일본의 공포심에 특히 유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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