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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코앞의 전력비상, 시급한 수급대책
올여름 전력 비상은 회피할 수 없는 위험으로 바짝 우리 앞에 다가와 있다. 정부와 산업계는 물론 일반 국민들도 전력 비상의 엄중하고 심각한 현실을 직시해야 할 때다. 정부는 올여름 발전소를 거의 완전 가동해도 최대 공급능력이 7850만kw에 불과한 반면 최대 수요는 7700만kw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곧 올여름 피크 때 예비전력이 150만kw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통상 안정적 예비전력량을 500만kw로 유지해온 지금까지의 실적과 견줄 때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정부는 수요관리를 통해 예비전력을 더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에 따르면 통상적 수요관리 정책은 언제나 한계를 안고 있어 과잉 기대는 절대 금물이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최근 수년간의 지속적 기후변화로 이상고온과 폭염, 혹한이 일상화되면서 계절을 불문하고 전력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점이다.

이 같은 수요 폭증 현상과는 정반대로 공급 측면에서는 일본 원전사고 이후 세계적인 원전 인식의 변화와 거부감으로 인해 공급능력의 확대 속도는 오히려 떨어지는 추세다. 우리도 예외가 아니어서 전력 수급의 안정 기반이 최근 들어 현저하게 약화되는 경향이다. 지난해 9월의 정전사태는 물론 전력당국의 실책도 있었지만 최근의 이 같은 전력 수급구조의 급속한 변화를 단적으로 반영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올해도 장마와 무더위가 빨리 찾아올 것으로 예고되고 있어 여름 전력 비상도 그만큼 앞당겨질 공산이 커졌다. 당장 연휴가 끝난 이번 주부터 예비전력량이 300만kw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어서 조기 경보시스템 발령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번 주 예비율 300만kw는 정부의 강력한 수요관리를 전제로 하는 수치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수요관리가 제대로 안 되면 예비율이 200만kw 이하로 급감할 수도 있기 때문에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작년의 황당한 실패를 교훈 삼아 올해는 강력한 수요관리 시책을 앞당겨야 한다.

모든 가능한 안정화 시책을 망라하는 대규모 수급 양면 종합대책을 시급히 완성해야 한다. 가장 확실한 수요 관리는 가격정책으로 가능하므로 전력요금 구조를 포함한 에너지 가격정책의 기본 골격을 먼저 짜고 산업과 유통, 민간 부문 소비의 효율적 억제와 관리 체계를 강구해야 할 것이다. 국제 유가나 원전의 중기 전망이 매우 불투명하므로 공급 측면의 구조조정도 빼놓을 수 없는 국가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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