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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통진당 난장판에 민주당은 할 일 없나
통합진보당 분란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있다. 지난 주말 중앙위원회 난투극에 이어 40대 당권파 당원의 분신 소동까지 빚어졌다. 비당권파가 온라인 중앙위 전자회의를 속개해 당헌 개정안, 경선비례대표 총사퇴를 포함한 당 혁신 결의안, 혁신비대위 구성안 등을 가결하자 당권파가 원천무효라며 저항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다. 반민주적 불법과 부정을 끝까지 덮으려는 당권파와 반성을 기반 삼아 새 출발 하자는 비당권파 간에 이제 남은 수순은 결별인 것 같다.

지난 총선의 특징 중 하나가 통진당의 약진이었다. 지역구 7석, 비례대표 6석으로 13석을 차지했다. 18대 국회 때 같은 계열 민노당의 5석과 대조된다. 원내 제3당으로서 캐스팅보트를 거머쥔 통진당의 위상은 야권연대의 산물이다. 민주당과의 연대는 단순한 선거용 후보단일화 작업을 넘어 전력과 전술, 당리당략과 정략을 공유하는 차원이었다.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원천반대 목소리가 대표적인 경우다. 그러나 꼬리인 통진당이 몸통을 뒤흔든다는 비판과 함께 민주당은 ‘말바꾸기’ 역풍을 맞았고 결과는 참담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통진당과의 연대에 여전히 목을 매 왔다. 더구나 통진당이 당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지경인데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대선 때문이다. 일각의 단절 주장이 공허하다. 지도층에선 손학규 상임고문 정도만 차갑게 비판을 가할 뿐 이해찬 상임고문을 비롯한 대부분 당권주자들은 훈수는 하면서도 연대를 입에 달고 있다. 특히 문재인 상임고문은 14일 조국 서울대 교수와의 한 언론대담에서 “그들과의 차이는 안고 가면서도 연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통진당 사태에 민주당은 전혀 무관한지 상식선에서 묻는다.

통진당에 관한 한 민주당의 지금 태도는 최소한의 정치적 동지애나 의리감과는 거리가 멀다. 불 구경을 하면서 취할 것은 취하는 극도의 이기주의로밖에 달리 볼 수가 없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은 수권능력을 의심받았다. 성숙되지 않는 정치력, 정치적 무게중심이 문제였다. 한마디로 나라를 맡기기엔 믿음이 가지 않는다는 민의를 벌써 잊은 모양이다. 이번에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공당은 공당다워야 한다. 무작정 연대를 외치기 이전에 파트너 감별능력부터 재점검하되, 그래도 필요하다면 그 특유의 햇볕정책을 통진당 당권파에 권하고 보는 것이 우선 할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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