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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北, ‘핵도발로 얻을 것 없다’는 경고 들리나
북한의 3차 핵실험 가능성이 현실화하고 있다. 이번 주가 고비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북한은 이미 핵실험 수치 계측장비를 함북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에 설치했으며, 실험 관련 케이블 설치도 완료했다는 소식이다. 핵실험용 갱도 굴착과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탄광차 행렬 등 위성사진을 통해서도 현장의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경고에는 더 귀를 틀어막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미ㆍ일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도발을 통해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강하게 경고했다. 또 인도를 방문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자제 촉구, 중국 외교부의 잇따른 반대 입장 표명 등 강경 분위기는 애써 외면하고 있다. 보다 분명한 것은 북한은 미사일 발사 직후 국제적인 압박이 커질수록 핵실험에 나섰다는 점이다. 지난 2006년, 2009년에 같은 장소에서 두 차례의 핵실험을 실시할 때도 상황은 유사했다. 이번 역시 비록 실패했지만 최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에 대한 최악의 반발이 분명하다.

이번 핵실험이 특히 우려되는 것은 지금까지 플루토늄 핵실험과는 달리 고농축우라늄(HEU)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플루토늄보다 가벼운 우라늄탄 개발에 성공하면 미사일의 핵탄두 장착이 보다 현실화하게 된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이용하면 미국 심장부까지 사정거리에 두게 된다. 미국으로서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입장에 처한다. 따라서 사상 초유의 사태까지 상정하지 않을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미국이 핵실험 장소에 대한 직접 정밀타격을 염두에 둔 유엔 안보리 제재방안을 구체화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점을 북한은 분명 알아야 한다.

북한으로서는 막판까지 핵을 담보로 한 절벽외교에 나설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만에 하나 6자회담 참가국이 막후 외교력을 발휘해서라도 불행을 막는 것이 시급하다. 정부도 이에 맞춰 긴밀한 공조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 주말부터 우리 군은 이미 긴급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의 노골적인 대남 도발 위협 직후라는 점에서 비대칭 도발에 대한 각별한 대응이 요구된다. 이런 때일수록 미국산 쇠고기 파동 등이 혼란의 불씨가 되지 않도록 국민 각자의 각별한 건전 안보의식도 긴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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