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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대선주자들의 충분한 검증은 필수
총선이 끝나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12월 대선으로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여야가 대선 고지를 향해 서서히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총선이 전초전이었다면, 대선은 본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정책의 방향을 제시하고 미래를 이끌어갈 최고 지도자를 선출하게 된다는 점에서 막중한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이제 불과 8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가능하다면 후보는 조기 가시화가 바람직하다. 그래야만 국민들도 시간적 여유를 갖고 정책 및 인물 검증 과정을 면밀히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경험했듯, 막상 뽑아놓고 보니 도덕적으로 결정적인 흠결을 지닌 사람들이 속출하는 것도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탓이다. 과거 대통령을 선출해놓고는 잘못 뽑았다고 금방 후회하며 자기들의 손가락을 원망했던 사회 풍조도 원인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고 각 당별로 후보를 서둘러 확정할 것까지야 없겠으나, 최소한 예비주자들로서는 입장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여야가 서로 깜짝 후보를 낼 요량이 아니라면 충분한 교차 검증을 감안해 대선 일정표를 짜도록 권유하고자 한다. 오는 11월 선거가 치러지는 미국의 경우 재선에 도전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대항마 선출을 위한 공화당의 경선 과정이 지난해 말부터 시작돼 이미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유념하길 바란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과거 예비주자들이 주변 여건을 살피며 경선 참여 선언을 늦추거나 후보 단일화 논의로 인해 마지막 단계까지 불확실성을 키웠던 측면이 다분하다. 지난 2002년의 16대 대선과 2007년의 17대 대선이 모두 그러했다. 정치권의 움직임이 유동적인 탓에 국민들도 쉽사리 마음을 정하지 못한 채 부동표 상태로 떠돌 수밖에 없었다. 막판에 행정수도 이전 등 핵심 공약이 제시되는 바람에 정책 검증이 미비한 측면도 없지 않았다.

지금으로서 가장 큰 변수는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출마 여부다. 여야가 나름대로 이해득실을 따져가며 조속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있지만, 빠르면 빠를수록 국민들도 불확실성의 요인을 줄여나가게 될 것이다. 그래야 정치인다움도 갖추게 된다. 다른 예비후보들도 제각각 유리한 상황에서 출마 선언을 노리겠으나 그런 식으로 전체 과정이 늦춰진다면 검증은 소홀해지고 선거는 또 미궁을 헤매게 될지도 모른다.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검증된 인물을 뽑아 후회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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