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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칼럼 - 윤재섭> 정치권 경제위기해소 법안 처리에 합심해야
19대 총선서 국민 심판 냉엄
타협·설득 통하는 정치 지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안 등
민생 법안 개정에 앞장서야


19대 총선에서 국민의 심판은 냉엄했다. 국민은 정권심판론을 내세운 야당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민간인 불법사찰,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도 야당의 힘은 미약했다. 국회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더욱이 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고서 얻은 결과라니 더 말할 나위 없다. 과반 의석을 지켜냈다 해서 여당이 고무될 일도 없다. 수도권에서의 참패는 집권 여당의 통치행위에 경종을 울리는 일이다. 4ㆍ11 총선은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드러낸 ‘민심의 거울’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폭력과 막말이 난무하는 정치, 국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정권쟁취를 위한 정치, 반대를 위한 정치로는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정책과 논리로 승부하는 정치, 국가의 장래와 국민의 복지를 위한 정치, 타협과 설득이 통하는 정치가 있을 때 비로소 국민의 지지가 따를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여야는 경제 살리기에 힘을 쏟아야 한다. 우리 경제는 지금 위기 선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럽의 재정위기, 미국의 경기부진 등 글로벌 경제불안으로 인해 수출이 둔화되면서 우리 경제 역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에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구제금융설에 미국의 장기불황, 중국의 성장둔화 등의 우려가 나오면서 금융시장이 다시 불안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경제 불안이 앞으로 수년간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렇게 되면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타격을 입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앞으로 닥칠지 모를 대외불안에 대비해 여야가 합심해 범정부 차원의 위기대응능력을 갖추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정권 말 레임덕이 나타나면서 위기 대응을 위한 정부의 주요 정책이 표류하고 있다. 어렵사리 만든 정책이 뽀얀 먼지를 뒤짚어쓴 채 국회에서 긴 잠을 자고 있다.

일자리 창출을 지원할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그렇다. 중소혁신기업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도 마찬가지다. 이 법안은 기업금융의 활성화를 도모하면서 글로벌 기준에 맞게 자본시장을 개혁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아울러 주가조작과 내부자거래, 공시의무 위반 등 증시 교란행위에 대한 제재 강화를 담고 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시급한 법안이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소비자보호법도 이제 빛을 봐야 한다. 이 법은 소비자 중심의 금융정책 감독에 대한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고, 소비자 보호의 사각지대 해소 및 불완전 판매 근절을 뼈대로 한다. 이 밖에 금융시장 불안 해소를 위해 저축은행 특별계정 운영기한 연장을 내용으로 하는 예금자보호법 개정안과 편의점에서 가정상비약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약사법 개정안도 국회 통과를 서둘러야 한다.

민생을 위한 정책에 여야가 시비를 가리거나 맞설 이유는 없다. 특히 국가적인 위기를 관리하는 데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정치는 국민의 힘에 의해 나오는 것이다. 정치가 국민을 섬기고 국민에게 봉사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때 비로소 힘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정치권이 더 늦지 않게 깨닫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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