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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총선 결과는 국정과제 충실하라는 뜻
4ㆍ11 총선에서도 우리 국민들의 선택은 지혜로웠다. 여당 승리, 야당 패배라는 단순한 결과를 넘어 정치권 모두에 적절하고 고르게 책무를 부여했다. 특정 정당의 독주보다는 견제와 양보, 협력의 틀을 국민이 직접 만들어낸 것이다. 따라서 여야를 떠나 민심이 무엇을 뜻하는지 잘 헤아리고 그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함은 물론이다. 당장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승리에 도취하고 패배에 아파할 겨를도 없다.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반목과 질시, 갈등과 분열을 가다듬고 일자리 창출 등 민생안정에 매진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무엇보다 나라 안팎의 사정이 심상치 않다. 유럽에서 출발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재정 악화, 미국의 고용지표 부진과 중국의 수입 둔화 등 수출전선에도 적신호가 너무 선명하다. 급증한 가계부채, 일자리 부족은 양극화를 더 심화시키고 있다. 대기업을 때리기보다 오히려 규제를 더 완화, 투자와 소비를 촉진함으로써 성장동력을 되찾는 일이 시급하다. 정치권은 19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민생 관련 필수 법안 처리에 적극 나서야 한다.

정치권이 남발한 복지공약 검증도 반드시 필요하다. 기획재정부는 총선으로 좌절됐던 복지공약의 분석 작업에 더 과감하게 나서기 바란다. 여야 구분도 명확히 하고 공정성을 위해 특별 팀을 다시 구성, 허실을 조목조목 따져야 한다. 앞으로 5년간 최소 268조원, 연간 최소 53조6000억원의 추가 재원이 소요된다는 1차 검증 자료를 더 세분화해 제시하고, 정치권은 재원조달 방법 등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답으로 내놓아야 한다. 나랏빚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국민 혈세 낭비를 막는 최선의 방법이 된다.

정권 말기일수록 국정 안정이 필수다. 그러자면 흔들림 없는 정책의지가 필요하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 다수가 인정한 만큼 한ㆍ미 FTA, 제주 해군기지 등 핵심 국책사업은 적극 추진돼야 한다. 정권 말기라고 해서 정책 뒷덜미를 잡는 것을 국민들은 원치 않았다. 물론 정부는 민간인 불법 사찰 등에 대한 진실 해명은 물론 잘잘못에 대한 혹독한 자기반성이 전제돼야 한다. 그래 놓고 정치권에 협조를 구하는 것이 도리다. 북한 핵문제 등 우리를 둘러싼 불가측성도 그 어느 때보다 팽배하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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