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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한국과 북한의 동시 권력변화 주간
11일 제19대 총선일이 낀 이번 주간은 대한민국과 북한 모두에 중대한 권력 변화 시기다. 총선 판도는 초박빙 현상이다. 여론조사기관마다 예측이 엇갈려 피 말리는 접전지역이 늘고 있다. 비례대표만 해도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의석 배분이 23석에서 25석까지 여론조사 결과가 다르다. 분명한 것은 18대 여대야소가 깨지고 19대 국회는 팽팽한 여야 균형 속에 자칫 정쟁이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북한도 갈 길이 바쁘다. 3대 세습체제인 북한의 김정은이 권력을 다지는 핵심 주간이 될 전망이다. 우리 총선일과 같은 11일 노동당 대표자회의가 소집돼 김정은을 총비서로 추대하고 권력 핵심인 정치국 상임위원을 인선할 예정이다. 아울러 13일 최고인민회의에서는 김정은의 국방위원장 추대 및 내각 개편 등이 예상된다. 15일 김일성의 100세 생일을 맞아서는 강성대국 선포와 대규모 군중집회, 군사 퍼레이드가 있을 것이다. 이런 와중에 세계적 관심을 끌고 있는 로켓 발사 수순이 차례로 밟아져 12일에서 15일 새 우주를 향해 날아간다.

정교한 북한의 이런 국제정치학적 역량 과시는 총선이 끝난 뒤 한국을 보다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 더욱이 기대하던 한ㆍ중ㆍ일 외교장관회의도 8일 북한이 로켓 발사를 강행하면 이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 가져가 논의한다는 선에서 끝났다. 중국이 안보리 논의는 가능해도 로켓 발사 이후 대북한 강경정책 대신 외교적 해결을 종전처럼 주장한 때문이다. 북한을 미국과의 군사적 완충지대로 두고 싶어 하는 중국의 실리외교에 우리가 개입할 여지는 여전히 협소할 뿐이다.

반면 한국은 이런 국제관계 악화는 아랑곳없이 저질 막말 비호에다 이름도 괴상한 퍼포먼스에 MB정부에 식상한 군중들이 갈채를 보낸다. 광화문 한복판에서 국민 가슴을 갈래갈래 찢는 행위들이 연출돼도 민주주의 이름으로 통하는 세상이다. 친북을 넘어 종북까지 용인되는 한국 사회가 과연 북한의 한줌 권력층이 똘똘 뭉쳐 인민을 탄압하고 핵 개발로 세계를 겁주는 일사불란한 독재체제를 넘어설 수 있는가. 지도자를 잘못 뽑은 4년 전 대가를 지금 받고 있다. 남북한 권력 변화 시기에 더 걱정인 곳은 20대 신참 김정은의 북한보다 무슨 짓을 해도 민주주의로 호도되는 대한민국이다. 총선의 한 표가 그만큼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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