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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탈북자 안전 인도, 이제부터가 문제다
중국 베이징 주재 한국총영사관에 체류해온 탈북 동포 4명이 우리 땅을 밟았다. 지난 2009년 북한을 탈출, 베이징 한국총영사관으로 가 구원을 요청한 지 3년 만에 이뤄진 일이다. 국군포로 가족 3명도 포함됐다. 아직 공관에 남은 11명의 탈북자에 대해서도 중국의 배려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 때늦었으나 중국이 탈북자들의 인권과 안전을 헤아렸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할 만하다.

여기까지 이르기에는 숱한 고초가 있었다. 외교부는 지난 2월부터 국제사회에 탈북자 문제를 치밀하게 제기하는 한편, 김성환 외교장관이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탈북자들의 중국 내 안전과 원활한 한국행에 인도적으로 나서줄 것을 간청했다. 이어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중국 후진타오 주석으로부터 인도주의적인 원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임하겠다는 다짐을 이끌어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의 경우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장시간 단식투쟁과 함께 국제사회에서 탈북 동포들의 강제 북송을 반대하는 운동을 주도했고, 차인표 씨 등 유명 연예인들은 물론 각계각층의 시민과 민간단체들도 이에 가세했다.

결국 그 반향은 컸다.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됐고, 중국으로서도 G2 국가로서의 체면과 위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에 처하기에 이르렀다. 실제로 후 주석의 방한 이후 중국이 북한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증거도 여럿 있다. 지난달 말 북한 국가보위부가 탈북자 공개처형 지침을 일단 철회한 데 이어 중국에 파견했던 정찰국 소속 체포조 300명 중 대부분을 철수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으로 안심은 절대 금물이다. 또 언제 어떤 일이 닥칠지 종잡을 수 없는 것이 북한 관련 문제다.

이번 조치가 탈북자에 대한 중국의 정책적 변화로 단정하기 어려운 것도 그 때문이다. 한ㆍ중 수교 20주년을 맞고도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과 해경 피살사건, 이어도 관할권 문제 등 민감 현안이 적지 않은 데다 중국은 최근 살인범죄 선원과 탈북자 맞교환이라는 상식 이하의 제의를 해오기도 했다. 탈북 사태가 북한 체제 위기로 직결되는 것을 원치 않는 중국을 상대로 탈북자 문제를 해결한다는 일 자체가 난제 중의 난제임에 틀림없다. 강한 의지는 갖되 조용한 외교를 무조건 비난하는 것도 옳지 않다. 중국이 부담을 덜 갖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혜로운 외교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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