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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손수조式 정치실험’지속가치 있다
부산 사상에 출마한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의 정치적 행보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선대위원장이 27일 부산을 방문, 2주 만에 다시 손 후보의 손을 추켜세우고 힘을 실어줬다. 박 위원장의 이날 지원은 선대위 참모진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현지 일정을 급히 바꾸면서까지 이뤄졌다고 한다. 선거자금 구설 등 곤욕을 치르고 있는 손 후보에게는 가뭄에 단비 그 이상이었을 것이다. 선관위는 손 후보의 선거자금 논란에 이어 28일에는 ‘박근혜-손수조’ 동반 차량유세에 대해서도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짧은 기간에도 손 후보가 이처럼 세간에 익숙해지는 것은 특별한 그의 입지 때문일 것이다. 사회 초년 20대 여성이 ‘3000만원으로 선거 뽀개기’라는 당돌한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점, 야권의 잠재적 대선주자와 총선에서 맞대결한다는 점 등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손 후보는 본격 레이스도 펼치기 전에 선거자금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철석 같던 3000만원 선거비용은 현실의 벽에 막혀 선을 허물어버렸고, 그 밑천인 전세자금 역시 실체가 모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법적 잘잘못을 떠나 충분한 논란거리가 된다. 저비용 정치자금은 정객 손 후보의 본질이자 존재 이유이기 때문이다.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내세우고 둘러대기에 급급하다면 본인이 앞장서 타파하려 든 구태정치와 똑 닮았다고 해도 할 말이 없는 것이다. 자기부정이라는 비판과 선거법 위반이라는 원성도 들을 만했다. 손 후보가 사과하고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했으나 공인이라면 경박성 등 경계할 것이 너무 많다는 것쯤은 상식이다. 또 젊음이 결코 면피가 될 수 없다. 물론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만큼 더 이상 개인적 폄훼나 인격 모독은 삼가는 것이 순리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예상보다 크고 넓어 감당하기 두려울지 모른다. 그러나 모자라면 보충해서라도 신선한 정치 모험은 계속하는 게 옳다. 사회 저명인사들까지 선거법 위반 운운하며 SNS를 달구는 것은 점잖아 보이지도 가당치도 않다. 손 후보가 아닌 그 누구라도 저비용 선거는 어느 정파든 솔깃한 소재이고 시대적 요구이자 국민적 여망 아닌가. 구태정치를 타파하려면 무엇보다 발상의 전환, 즉 ‘손수조 식 정치 실험’은 더 확산되고 지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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