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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더 이상 명분 없는 제주해군기지 반대
민주당 한명숙 대표가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대해 또 다른 말을 내놓았다. 한 대표는 12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안보 차원의 기지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기존 전면반대 입장과는 분명 큰 차이다. 그러나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비민주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문제라는 것이다. 민주당 내에서, 그것도 대표가 공개적으로 해군기지 필요성을 언급한 것 자체가 신기한 일이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은 한 대표가 국무총리를 지낸 노무현 정부에서 계획하고 타당성까지 확인했던 국책사업임을 뻔히 알고도 말 바꾸기를 해온 데 대한 따가운 여론을 의식한 때문이 분명하다. 그러나 한 대표는 이로써 또 하나를 놓쳤다. 현지 주민들의 반대를 앞세웠지만 2007년 6월 기지후보지 선정에 대해 강정마을 주민 56%가 찬성을, 34.4%가 반대를 했다. 더구나 현지인들이 자발적으로 유치를 희망했다. 이후 반대파들이 절차상의 하자를 내세워 소송까지 제기했지만 이유 없다는 판결이 나왔고, 제주지사 소환 주민투표 역시 투표율 저조로 투표 성립요건도 채우지 못해 불발됐다. 이런 사실은 누구보다 민주당과 한 대표가 더 잘 알 것이다.

이러고도 민주적이지 않다면 한 대표의 언사는 한낱 정치적 수사 아니면 억지에 불과할 뿐이다. 통합진보당을 필두로 한 진보세력을 끌어안으려 반대를 하면서도 다수 여론을 감안하면 무조건 반대할 수 없는 정치적 처지라고 해서 안보까지 볼모로 잡는 것은 공당답지 못한 처사다. 해군기지는 한 대표의 표현대로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다. 국가와 국민의 안위보다 더 우위인 것은 그 무엇도 없다. 한 대표는 총리 시절, 해군기지를 군사전략상 필요한 것이라고까지 했다. 더구나 제주 해군기지는 민관 복합 미항을 추구하는 신개념 군항으로, 이전 정부가 구도했던 것과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

노무현 정부 당시 국방장관을 지낸 윤광웅 전 장관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지금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며 “지난 정부에서 면밀하게 검토하고 추진했던 제주 해군기지는 우리의 미래 해양전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데 당시 같은 의견을 지녔던 이들이 이제와 왜 반대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윤 전 장관의 말대로 민주당과 한 대표는 이제라도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스스로를 위해서도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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