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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 부자 나라, 가난한 나라 다 이유가 있다
“우선 중요한 금융 위기의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으며, 케인스주의가 전 세계적이고 새로운 상황에서 다시 고안되어야 하는 시점이다. 현재 세계 경제 질서의 중심인 ‘자유 무역’은 1930년대에 금본위제에 대한 고집스러운 믿음이 케인스주의의 실행을 늦춘 것처럼 앞으로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

2008년 신고전파 경제학의 대안이론을 제시한 공로로 뮈르달 상을 수상한 라이트너 에스토니아 탈린공과대 교수는 2006년 말 ‘부자 나라는 어떻게 부자가 되었고 가난한 나라는 왜 여전히 가난한가’를 내면서 이렇게 예언했다. 이 예언은 일부 맞아떨어졌다. 생산과 수요와 고용을 계속 유지하려는 케인스주의 회귀는 각국의 예산 삭감이나 국가 수요의 축소같은 통화주의 쪽으로 쏠리면서 여전히 숙제다.

라이트너는 생산과 기술보다 무역과 금융 변수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점점 더 파괴적이된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케인스의 ‘자국 국가론’에 기대 오늘날의 상황에서는 제품이 더 많은 부분 가내 공업적이 되어야 하며, 금융 역시 국가적 성격을 가져야 함을 인정하는 시대정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지난 500년에 걸쳐 실질적으로 유럽 및 미국의 경제 발전을 이끌어낸 경제학 지식을 훑어내리며 성공의 비밀을 캐낸다. 유럽이 어떻게 경제발전의 비결을 알아냈는지, 경제발전 과정에서 영국은 성공하고 스페인은 왜 실패했는지, 이런 역사적 사실을 주류 경제학은 어떻게 은폐해왔는지, 그 결과 가난한 나라는 지금까지 가난의 질곡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를 파헤친다.

그의 경제발전 탐색의 결과는 제조업의 육성이다. 13세기 이후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나 피렌체 같은 도시국가와 네덜란드가 부를 거머쥘 수 있었던 것은 경작할 만한 땅이 거의 없어 제조업과 해외 무역을 특화한 결과라는 것이다. 영국은 이를 체계적으로 모방한다. 1485년 영국왕 헨리 7세는 모직공업 육성을 위해 할 수 있는 조치를 모두 취했다.

영국이 경제 발전에서 주요 성공모델이었다면 스페인은 실패 케이스. 스페인의 제조업은 16세기 이후 몰락을 거듭, 18세기엔 완전히 무너진다. 이는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으로 엄청난 양의 금과 은이 스페인으로 흘러들어왔는데 생산시스템에 투자되지 않고 스페인의 탈산업화로 이어졌기 때문이란 게 지배적인 견해다. 한마디로 영국은 제조업을 보호 육성해 성공했고, 스페인은 농업을 보호하려다 제조업을 무너뜨려 실패했다는 얘기다.

유럽은 제조업 육성과 초기 산업보호정책, 적절한 시기의 자유무역이 경제적 성공으로 이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신고전파 경제학자들, 오늘날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이런 자신들의 과거는 모조리 잊은듯 가난한 나라들에게 산업 보호 대신 개방과 자유무역, 탈규제를 강요하며 가난한 나라들을 더 내모는게 현실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경험과학으로서 이론 경제학에 대한 이해다.역사의 기록을 직시한다면 오늘 필요한 중요한 경제학적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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