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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마더 데레사’박청수 "내인생 열어준 어머니.."
반세기 넘게 어렵고 가난한 이들을 위해 헌신해온 ‘한국의 마더 테레사’ 박청수(74) 원불교 전 교무가 책을 펴냈다. 지난 2010년 노벨평화상 최종 후보 10인에 선정되기도 했던 박 교무는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심정으로 ‘어머니가 가르쳐준 길’(한길사 펴냄)이라는 자전에세이를 펴냈다.

박 교무는 이 책에서 자신이 그동안 걸어온 길과 어머니 고(故) 김창원(1919-2008) 여사에 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았다.

책 출간을 맞아 기자들과 만난 박 교무는 “어머니께서는 어릴 때부터 제게 ‘너른 세상에 나아가 많은 사람들을 위해 일하라’고 했어요. 어머니 소원대로 저는 원불교 교무가 됐고, 53개 나라를 찾아 도움을 줄 수 있게 돼 참으로 기쁩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이 여섯 번째 책인데 마지막 책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연보까지 실었다”며 “앞으론 수도자의 자세로 참선하고 경전을 읽으며 여생을 보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1956년 전주여고를 졸업하고 원불교 교무가 된 그는 2007년 서울 강남교당을 마지막으로 은퇴할 때까지 히말라야 라다크, 캄보디아, 아프리카 등 53개국을 돌며 무지, 빈곤, 질병의 퇴치에 힘썼다. 또 천주교 시설인 성 라자로 마을의 나환자를 31년간 도왔고, 대안학교인 성지송학중학교, 헌산중학교와 탈북청소년을 위한 한겨레중고등학교를 세우기도 했다. 꼭 필요한 일이고, 도움이 절실한 일이라면 궂은 일 마른 일 가리지않고 나눔, 봉사, 헌신의 활동을 펼쳐온 것.

박 교무는 “전북 남원의 수지면 홈실마을이란 시골에서 태어났지만 전주여고를 거쳐 박사까지 받았는데 이는 모두 어머니가 뒷바라지해주신 덕분”이라며 “모든 일이 어머니 덕분에 예정된 길이었으며 어머니의 뜻을 거스리지 않고 70평생 일했더니 많은 결실을 이루게 됐다”고 강조했다.

책의 1장 ‘나의 인생을 열어준 우리 어머니’에서는 27세에 남편과 사별한 김 여사가 가난한 살림 속에서 박청수, 덕수 두 자매의 교육에 혼신을 다하는 과정이 실렸다. 2장 ‘나의 교화 체험’에서는 한센병 환자를 도운 이야기 등 박 교무의 국내 활동이 소개됐으며, 3장에서는 히말라야 라다크에 학교와 50여 개의 병상이 있는 병원을 설립하는등 세계의 오지를 돕는 과정이 자세히 기술됐다. 또 4장에서는 법정 스님, 소설가 박완서, 김수환 추기경 등 박 교무의 활동을 도와준 이들과의 끈끈했던 인연이 소개됐다.

저자는 “힘이 들 때면 법정 스님께 편지를 보내 위로를 받았다”며 “내가 힘이 없다고 말하면 법정 스님은 ‘그렇게 애썼는데 힘이 빠지는 게 당연하다’고 위로하셨다. 대화를 하다 보면 내 걱정이 스님에게로 넘겨졌다는 생각에 큰 위안이 되곤 했다”고 회고했다.

박 교무는 오는 12월 7일에는 인연을 맺고 돕기 시작한지 24년이 되는 캄보디아에 새로운 법당을 건립하고 봉불식을 갖는다. 건립 기금은 3년 전 91세로 타계한 박 교무 어머니의 조의금 일체(1억5000만원)를 조성됐다. 법당 설계는 박 교무님와 오랜 인연이 있는 건축가 김인철 중앙대 교수가 맡았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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