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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장'만 바꿔도 베스트셀러 승산
'취미는 독서'... 일본의 베스트셀러 해부
'친구들에게 전화를 해대며 재미있는 곳을 읽어 주는데, 내가 웃음을 참지 못해 제대로 읽지를 못한다. 됐어. 내가 직접 읽어 볼게."하며 전화를 끊기가 일쑤다.' -요네하라 마리 (159쪽) 

이런 책이라는데 안 낚일 사람 있을까. 요네하라 마리는 러시아어 동시통역사며 노련한 작가다. '취미는 독서'라는 책이 그렇게 재미있다는 평이었다. 그녀의 안내를 따라 책속으로 들어갔다. 

<취미는 독서>(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2006)는 21세기 일본 베스트셀러의 여섯가지 유형을 분석한 책이다.

지은이 '사이토 미나코' 1956년 니카다 현에서 태어났다. 현재는 문예평론가로 활동중이다. 이 책의 집필 동기는 독자에게 '베스터셀러'를 대신 읽어주는 역할을 하고자 함이다. 다시 말해 '가치없다.', '안 읽어도 된다', '읽기 싫다.'며 투시능력이라도 있는 것처럼 무시하고 보는 사람들에게 진짜 그런지 아닌지 평가내려 주겠다는 의도로 세세히 읽고 엮기로 했다는 말이다.

이 책은 우선 21세기 일본의 베스트셀러를 여섯 유형으로 나누었다. 내용은 '삶의 교훈으로써 독서', '쓸쓸한 아버지에게 먹혀드는 치유서로써의 베스트셀러', '의외로 안 팔리는 연예인 고백서'. '흔하고 오래된 소재도 포장만 바꾸면 승산있다.', '어른책은 중학생 기준으로', '말랑말랑, 밝고, 무해한 성격의 대형 베스트셀러'다.

또한 작가는 남은 생을 적극적으로 향유하려는 사람을 '단카이'세대라 하며, 이들이 차지하는 구매능력에 맞춰 책을 출간해야 승산이 있다 한다. 즉, 단카이 세대가 즐겨 읽는 인생론의 주요 테마는 '늙음과 죽음'이다. 삶의 고단함을 치유하는 최고의 책들에 등장하는 사람은 '지친 아버지'들이다. 수준은 10대 정도로 했을 때 할아버지로부터 손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가족이 읽을 수 있는 초대형 베스트 셀러가 된다고 한다.(7쪽)

2006년 일본의 출판은 '사십'이 화두였다. 우리 출판사가 일본을 바짝 추격하는 걸로 보아 우리 나라 역시 40세 이후의 독자층이 출판시장의 대세가 될 거라 한다.

"출판인이여, '40을 겨냥하라."

그는, '독서량이 많다 해서 지식이 풍부하다고 할 순 없다. 책은 많이 읽는데도 신경이 둔하다거나 판단력이 없는 사람은 얼마든지 있고, 반대인 사람도 있다.'고 한다.(23쪽) 사이토씨는 '철도원'이라는 책에 대한 독자의 몽매함을 지적하면서, '신경이 둔하고 판단력이 없는' 사람들의 예를 든다. 거개의 독자들이 눈물나게 아름다웠다고 하는 내용이 사실은 괴담이었음을 모르고 있다는 게 놀라울 뿐이라고.

무라까미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최근 젊은 사람들은 비유와 복선을 읽어 내지 못한다. 비유를 이해하지 못하면 시를 읽지 못하며, 복선을 이해하지 못하면 추리소설을 읽어 내지 못한다. 하지만, 그들은 순간순간이 재미있으면 다른 것은 신경쓰지 않는다. SF가 아님 판타지, 추리소설이 아닌 공포물에 독자가 몰리는 것이 그 증거다.'(247쪽)

이 책의 소재들은 1999년부터 3년간 일본 베스트셀러에 오른 작품이다. 책을 읽지 않아도 어떤 내용인지 어렴풋 이해는 되지만, 이 또한 남의 의견만 듣고 따라하는 것 같아 부실한 느낌이다. 어설픈 내 의견보다 대단한 책의 저자 '요네하라 마리'씨의 평이 더욱 효과적이다. 그녀가 차린 밥상에 '숟가락 하나 얹어놓는'걸로 이 글을 가름한다.

"책에 대한 험담을 이만큼 재밌게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신랄한 남성 평론가 대부분은 호평하는 책과 폄하하는 책의 기준의 배후에 정치적 사고를 지나치게 드러낸는 유형이 많다. 신랄한 여성 평론가 대부분은 좋고 싫은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 설득력을 떨어뜨리는 유형이 많다. 이럴 경우, 폄하된 책보다 폄하하는 평론가를 싫어하게 된다. 사이토 씨는 어떤 책, 어떤 저자에게도 등거리 관심을 피력하여 거리낌이 전혀 없다. 문체는 밝고 건조하여 험담에도 도가 있다." '대단한 책(159쪽)

<북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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