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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소연, 어릴적 보았던 ’서양풍 정원’과 홀마크 카드
요즘엔 좀 뜸해졌지만 누구나 원색의 달콤한 크리스마스 카드며 생일카드를 받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알록달록한 풍선과 꽃들, 팔주노초파남보 아름다운 무지개가 그려진 카드는 우리 삶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곤 했다.

이 카드의 이미지들을 작업에 활용해 회화를 선보이는 작가가 있다. 바로 미디어ㆍ설치작업을 다년간 펼쳐왔던 정소연(44) 작가다. 그가 자신의 첫 회화전을 오는 17일부터 서울 송현동 이화익갤러리에서 갖는다.

정소연은 어린 시절부터 그림에 재능을 보여와 이화여대 서양화과에 진학했다. 그러나 대학시절 미디어 아트의 매력에 빠져들며 붓을 놓았다. 이후 뉴욕 공과대에서 커뮤니케이션 아트를 전공하고, 중앙대 영상공학과 박사과정을 이수하며 미디어 작업을 병행해왔다. 그런 그가 20년 만에 다시 붓을 잡았다. 그리곤 본격적인 회화전 ‘홀마크 프로젝트(The Hallmark Project)’를 선보인다.

정소연은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미국산 ‘홀마크’ 카드에서 가져온 이미지들에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홀마크 카드는 결혼기념일, 생일, 크리스마스 등 여러 상황에 맞춰 다양한 이미지들로 제작되는데 작가 또한 독특하고 정겨운 카드 이미지들을 만들어냈다.

작가는 "어린 시절 외가가 대사관저로 쓰였던 주택이어서 서양식 정원을 보며 자랐다"며 "좀더 크고 나서야 내가 익숙했던 풍경이 정작 우리나라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었음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잠시 외가의 서양식 정원을 잊고 살았던 작가는 미국 유학시절 홀마크 카드를 접하면서 자신의 기억 속에 각인된 옛 정원의 풍경을 떠올리고, 카드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은 카드가 수천 장에 이른다.



작가는 “내 기억 속 풍경은 한국적 정서와는 동떨어진 것이었지만 홀마크 카드를 보며 마치 고향에 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우리가 ‘크리스마스’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는 사실 카드의 정형화된 이미지로, 내 작업은 그 이미지와 현실의 차이를 생각해본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오랫동안 붓을 놓았지만 다시 붓을 잡으니 자전거를 다시 타는 것처럼 ’몸이 기억하고 있더라’고 밝힌 작가는 당분간 회화 작업에 매달리겠다고 밝혔다. 전시는 30일까지. 02)730-7818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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